이재용 뇌물공여 혐의 보강 나서
구속 최씨 ‘업무방해’로 신병확보
삼성 합병과정 개입 등 추궁키로
박대통령 대면조사 일정 검토
청와대 압수수색 시점 ‘저울질’
최경희 전 이대총장 영장 청구
구속 최씨 ‘업무방해’로 신병확보
삼성 합병과정 개입 등 추궁키로
박대통령 대면조사 일정 검토
청와대 압수수색 시점 ‘저울질’
최경희 전 이대총장 영장 청구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출석 요구에 잇따라 불응한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체포영장을 22일 청구했다. 특검팀은 법원에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입증을 보강하기 위해 최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태도다.
특검팀은 이날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최씨의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애초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공범으로 최씨의 체포영장을 청구하려고 했으나,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우선 업무방해 혐의로 최씨의 신병을 확보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최씨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체포영장은 추후 별도로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정씨의 이대 입시 및 학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이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처음 최씨를 불러 조사했으나, 최씨는 이후 한달 가까이 ‘건강상의 이유’ 또는 ‘정신적 충격’ 등을 이유로 단 한차례도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그동안 총 7차례 최씨를 소환했지만 6차례나 불출석했다. 불출석 사유를 검토한 결과 어제(21일)는 근거가 없는 강압수사 등의 이유를 문제삼는 것으로 봐 출석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최씨를 직접 불러 조사하려는 것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해 대가성 입증을 보강하려는 조처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뇌물공여 혐의를 사고 있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금전 지원의 대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 부회장이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최씨 딸 정유라(21)씨의 승마훈련 지원비를 건넨 것은 맞지만,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도와달라는 이 부회장의 구체적 청탁이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다.
특검팀은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찬성 배후에 이 부회장 쪽의 직·간접적 청탁을 받은 박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관계가 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최씨를 상대로 삼성 합병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캐물을 방침이다. 특검팀은 정씨의 승마 훈련비 지원 업무를 위해 최씨와 여러차례 전자우편을 주고받은 대한승마협회 부회장 황성수 삼성전자 상무를 20일과 21일 잇따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황 전무는 최씨가 독일에 세운 ‘바지회사’인 코레스포츠와 컨설팅 명목으로 계약을 맺고 정씨 승마 훈련비를 송금하는 실무를 맡은 인물이다. 특검팀은 최씨 소유 제2의 태블릿피시(PC)에서 최씨와 황 전무 등이 코레스포츠 법인 설립 과정, 삼성의 지원금 수수 내용 등을 논의한 전자우편을 100여개 확보했다. 특검팀은 황 전무를 상대로 삼성전자가 최씨에게 자금을 보낸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특검팀은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규철 특검보는 “청와대 강제수사와 대통령 대면조사는 이번 수사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구체적 일정은 아직 없지만 문제가 없도록 일정을 조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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