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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죽을죄 지었다’던 최순실 “민주 특검 아니다” 고성

등록 2017-01-25 17:55수정 2017-01-25 22:06

특검, 체포영장 집행해 강제소환
최 “자백 강요…억울” 불만 쏟아내
특검 “사실무근…수사 흠집 노려”
특별검사팀 소환에 불응하다 체포영장이 발부돼 강제소환된 최순실씨가 25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특별검사팀 소환에 불응하다 체포영장이 발부돼 강제소환된 최순실씨가 25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을 한달 가까이 뭉개다 25일 체포영장이 집행돼 강제로 불려 나온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출석과정에서 “특검팀이 자백을 강요한다”며 작심한듯 불만을 쏟아냈다. 이는 상대적으로 법정형이 높은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려는 특검팀 수사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이날 오전 11시16분께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대치동 건물 앞에 내렸다. 수의 차림의 최씨는 조사실로 올라가는 3층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다 잠시 주위를 살피더니 갑자기 취재진을 향해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라고 외쳤다. 이어 최씨는 덴마크 검찰에 구금 중인 딸 정유라(21)의 송환 문제를 가리킨 듯 “어린애와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그러고, 이땅에서 죄를 짓고 살겠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최씨 옆에 동행하던 구치소 교도관들이 이를 제지하고 서둘러 엘리베이터 쪽으로 데리고 가려하자 최씨는 강하게 저항하며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공동책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어요. 이것은 너무 억울해요. 우리 애들까지 다 어린 손자까지 이렇게 하는 것은…”이라며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최씨의 이런 모습은 지난해 10월3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하며 “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던 태도와 전혀 딴판이다. 또 그동안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법원 재판에 출석했을 때 자신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가급적 언론에 노출하지 않으려 했던 모습과도 사뭇 대조적이다.

최씨가 유독 특검팀 수사에 과민반응을 일으킨 배경에는 자신과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공범 혐의를 겨냥하고 있는 특검팀 수사에 어떻게든 흠집을 내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적용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견줘 뇌물수수 혐의의 법정형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뇌물죄는 수수액이 5억원 이상이면 기본이 9~12년형이고, 가중요소가 반영되면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된다. 또 자신이 특검팀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을 특검팀의 강압 수사 탓으로 돌려 합리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 최씨 행동을 보면 근거 없는 트집을 잡아서 특검팀 수사의 흠집을 내려는 의도다. 미리 이런 진술을 준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다음달 초 박 대통령 대면조사 계획을 잡아놓고 현재 박 대통령 쪽과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또 그에 앞서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청와대의 증거인멸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압수수색 때 당연히 증거인멸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흔적이 있다면 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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