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은 지난달 12일 첫 소환 조사 이후 32일 만이며, 같은 달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로는 25일 만이다. 공동취재사진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32일 만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26분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ㄷ건물 3층에 체어맨 차량을 타고 와 내렸다. 검은색 코트 차림의 이 부회장은 “순환출자 문제 관련해 청탁한 사실이 있냐”, “공정위에 로비한 의혹이 사실이냐”, “두번째 소환인데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린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도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심성의껏 말씀 드리겠습니다”고 답한 뒤 조사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특검팀의 수사에 지친 듯 오른쪽 뺨에 작은 종기가 나 있었다. 이 부회장의 이날 특검 출석에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정호 변호사(51·사법연수원 28기)와 삼성그룹 박효상 상무가 대동했다. 박 상무는 지난달 19일 새벽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돼 이 부회장이 구치소에서 나올 때 이 부회장이 들고 있던 소지품이 든 종이가방을 전달받은 인물이다.
이 부회장이 취재진의 다른 질문에 답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는 과정에서 삼성그룹 쪽 직원 2~3명이 동행해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 부회장 앞을 가로 막아 현장에 있던 사진기자들과 말다툼이 빚어지기도 했다. 사진기자들은 삼성 쪽 직원들에게 “왜 약속을 어기고 이 부회장 앞을 가로막았냐”고 강력 항의했고, 해당 직원들은 “일부러 막은려고 한 적 없다. 우리도 일하느라 당연히 그런 거다”고 해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2일 1차 소환 당시 취재진 앞에서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김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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