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2016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절반 이상이 성희롱·스토킹 등 경험
강간 가해자는 77.7%가 ‘아는 사람’
남성은 ‘음란 메시지’ 피해 많은 편
절반 이상이 성희롱·스토킹 등 경험
강간 가해자는 77.7%가 ‘아는 사람’
남성은 ‘음란 메시지’ 피해 많은 편
여성 5명중 1명꼴로 성추행과 강간미수, 강간 등 신체적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절반 이상의 여성은 음란 메시지와 몰래카메라, 스토킹, 성기노출, 성희롱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6년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의 21.3%가 성추행과 강간미수, 강간 등 신체적 성폭력 피해를 한번 이상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이 폭행과 협박을 수반하지 않은 성추행(20.6%) 피해였다. 남성의 경우엔 신체적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1.2%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2월에 전국 만 19살 이상 64살 이하 여성 5400명, 남성 18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여가부는 2007년부터 3년마다 성폭력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피시(PC)·핸드폰 등을 이용한 음란메시지(12.1%)와 성기노출(30.4%), 성희롱(7.2%), 스토킹(1.5%), 몰래카메라(0.2%) 등의 피해를 입은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 남성의 경우, 음란메시지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률(15.0%)이 유독 여성에 견줘 높게 나타났다.
평생 성폭력 피해를 한번 이상 겪은 여성을 대상으로 피해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폭행·협박을 수반하지 않은 성추행은 가해자가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87.8%로 높았다. 반면 폭행·협박이 수반되는 성추행과 강간미수, 강간의 경우엔 아는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가 각각 70.0%와 60.1%, 77.7%였다. 강간의 경우, 피해여성 10명 중 6명꼴(63.1%)로 19살 미만에 첫 피해를 당했으며 2회 이상 반복 피해 비율도 35.3%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음란메시지 피해의 경우, 여성은 이메일이나 쪽지, 문자 전화를 통한 음담패설이나 성적희롱 등의 피해가 많았고 남성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성적욕설이나 공격을 당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뒤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인 경우가 많았다. 피해 경험 여성의 52%는 피해를 입은 뒤 ‘자리를 옮기거나 뛰어서 도망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피해 다녔다’고 응답한 여성(20.5%)들도 적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피해 사실을 말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여성은 48.1%, 남성은 14%만이 그런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경찰에 직접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남녀 통틀어 1.9%에 그쳤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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