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당신 뜻을 하나님 뜻이라 포장 말라”

국가조찬기도회서 성경 인용…대권 도전 의지 해석돼
누리꾼들 “당신 뜻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지 마라”
“낮은 데로 임하는 자세도 없고, 높은 데서 군림” 비판
“박 대통령 부역자인데 무슨 궤변을” 반박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성경을 인용해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3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당신의 뜻을 하나님 뜻이라고 포장하지 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9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는 성경 잠언 16장 9절을 인용했다. 총리실이 미리 배포한 연설 원고에는 없었던 내용이다.

이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해 전도사 자격도 가진 황 대행이 성경을 인용해 대권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3일 황 권한대행 쪽은 “오해 살 만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댓글에서는 황 권한대행에 대해 ‘자기 뜻을 위해 기독교 신앙을 팔지 말라’는 성토가 잇따랐다. 트위터 아이디 fir****는 “당신의 뜻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포장하지 마라. 하나님은 정의로우신 분이시다. 당신 뜻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지 마라”고 썼다. 아이디 yaw****은 “당신의 권력욕에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하지 말아라. 단 하루라도 하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봐라”고 적었다. 아이디 hey****는 “기독교인 황 권한대행이 ‘여호와가 걸음 인도했다’며 여호와 이름 팔고 대통령 선거 나오면 기독교에 반감 갖는 사람 엄청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경 내용을 통해 황 권한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이디 mon****는 “황 권한대행이 기독교인? 성경에는 교회 안에도 거짓 신자들이 많다고 수없이 경고하고 있다. 하나님 여호와 이름을 부른다고 기독교인 아니다. 오히려 저들은 하나님 이름을 사욕에 이용하고 욕되게 하는 무리일 뿐. 성경은 좋은 나무에 좋은 열매가 맺힌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아이디 jac****는 “기독교는 정의와 진리의 편인데 과연 황 권한대행이 특검 연장 거부한 것이 그 뜻에 따른 것이란 말인가? 성경도 부정부패와 불의에 맞서라고 가르치는데 일신 영달과 대통령 아바타로서 부역자인데 무슨 궤변을! 이러니 기독교인들이 욕을 먹는 것”이라고 밝혔다.

본인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누리꾼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아이디 roy****는 “황 권한대행은 기독교인이라 말하며 위선적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황 권한대행은 낮은 데로 임하는 자세도 없고 국민 위에 군림하며 온갖 수혜를 받았다. 그런 그가 성경 말씀 운운하는 것이 역겹다. 기독교인들이 무조건 기독교인이라고 표 주면 우리 국민 망한다”고 밝혔다.

김규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