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제1차 양성평등 실태조사
가사분담 공평한 가구 13% 그쳐
본인위한 지출도 남성이 더 많아
가사분담 공평한 가구 13% 그쳐
본인위한 지출도 남성이 더 많아
만 18살 이하 자녀를 둔 아빠들의 절반 이상은 근로시간을 줄이고 가사·돌봄시간을 늘리고 싶어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현재 가사분담을 부부가 비슷하게 나눠서 하고 있다고 답한 가구는 전체의 13%에 그쳤다.
9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1차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만 18살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 남성의 51.9%가 ‘근로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0월에 전국 4004가구의 가구원 7399명(여성 3942명, 남성 3457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여가부는 2015년 7월 시행된 양성평등기본법 제10조에 따라, 5년주기로 양성평등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지난해 첫 조사를 벌였다.
특히 가사·돌봄시간을 늘리고 싶다고 답한 아빠의 32.0%와 19.4%가 돌봄시간과 가사시간을 각각 늘리고 싶다고 답했다. 미성년 자녀를 둔 남성의 가사·돌봄노동 참여 욕구가 높은 편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가사분담은 대부분 아내가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분담을 부부가 비슷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13.3%에 그쳤고, 62.0%는 ‘아내가 훨씬 더 많이’, 19.2%는 ‘아내가 다소 많이’ 하고 있고 응답했다.
여성은 가정 내에서 본인을 위한 지출, 노후대비, 건강 등 여러 방면에서 남성보다 열악한 점이 많았다. 부부가 있는 가구에서 자신만을 위해 쓸 수 있는 돈이 남성은 월평균 42.56만원인데 견줘 여성은 30.37만원으로 더 적었다. 여성 홑벌이 가구를 제외하면 맞벌이, 남성 홑벌이 등 모든 가구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자신만을 위한 지출액이 더 컸다. 또 여성의 본인 명의 공적연금 가입 비중은 55.7%로 남성(73.6%)보다 낮았다. 노후생활비 마련 계획을 묻는 질문에서도 ‘본인의 연금·재산·저축·취업’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남성이 높았고 ‘배우자 혹은 가족·자녀도움’이라고 답한 비중은 여성이 높았다.
평소 건강이 어떻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여성은 5.64점, 남성은 6.13점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자신의 건강상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조사는 10점 척도로, 10점에 가까울수록 평소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삶에 대한 만족도 역시 여성은 5.53점, 남성 5.72점으로 여성이 더 부정적이었다. 스트레스의 경우, 60살 이상 남성이 가장 덜 느끼고 20대 여성이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모에 대한 만족도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낮았는데, 현재 다이어트를 하고 있거나 살을 빼고 싶지만 다이어트는 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여성(61%)이 남성(41.8%)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로, 여성은 ‘가사 및 육아에의 남성 참여 저조’(27.4%)를, 남성은 ‘대중매체에서의 성차별적 표현’(26.7%)을 가장 많이 꼽아 성별 차이를 드러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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