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머리 등 미용을 담당해온 정송주(오른쪽), 매주 자매가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전담 미용사 정송주씨와 메이크업 담당 정매주씨가 전날에 이어 15일 아침에도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 자택에 바로 인접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주변 집회를 그만두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에 서명을 하고 강남경찰서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날 오전 7시29분께 정씨 자매가 탄 택시가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도착했다. 정씨 자매는 취재진을 의식한 듯 목도리로 얼굴을 반쯤 가리거나 고개를 푹 숙인 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정씨 자매는 전날 아침에도 비슷한 시각에 자택을 방문했다. 한 시간여만인 오전 8시31분께 자택에서 검정색 카니발 차량이 나왔다. 이 차 뒷좌석에 여성이 탑승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정씨 자매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전날도 정씨 자매가 자택으로 들어간 지 한 시간여만에 이 차가 나왔다.
이날 오후 2시 자택 바로 옆 삼릉초등학교에서는 정기총회가 열렸다. 총회는 교실에서 각 반별로 열렸다. 이렇게 모인 학부모들은 학습권 침해, 등하교 안전 확보 등의 이유로 탄원서에 서명하고, 녹색어머니회·한마음어머니회 등의 명의로 학교 앞 100m이내 집회 제한 등을 요청하는 등의 민원을 강남경찰서에 제기했다. 이 학교 2학년 학생의 어머니 김아무개씨는 “학교 후문 바로 앞이라 아이들이 후문 통행을 하지 못해 불편하고 무서워하기도 한다”며 “우리 아이 반 학부모들이 대부분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 한 1학년 학생의 아버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린 학생들을 위해 집회를 여는 분들에게 물러가달라고 요청해주는 게 사람된 도리”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교육청과 삼릉초교는 각각 이날 강남경찰서와 강남구청에 박 전 대통령 사저 주변을 지나는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을 보호해달라는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자택 앞 집회를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거나 집시법상 집회 제한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오는 21일 출석하라고 통보하기도 한 이날 유영하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을 찾았다.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집을 들어가고 나올 때 기자들이 ‘소환 대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박 대통령의 입장은 어떤지’ 등을 물었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차를 타고 떠났다.
이날 아침 50대~60대로 보이는 지지자 3~4명은 자택 앞 경찰 초소 옆에 접이식 테이블 두개를 ㄴ자 형태로 붙여놓고 돗자리를 펼쳐 바람막이 삼아 밤을 새웠다. 또 지지자들은 담벼락에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진실은 밝혀집니다”, “존경합니다. 끝까지 힘내세요”, “탄핵 무효. 법치를 세워라” 등의 메모가 적힌 300여장의 포스트잇을 붙여놓았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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