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 전담 미용사인 정송주씨 자매가 택시를 타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 도착해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를 이틀 앞둔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은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날 오전 7시10분께 구순성 청와대 경호실 경호관이 양손에 가방을 든 채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나섰다. 구 경호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 7시간 행적 관련 증인으로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8일 자택에 처음 모습 드러냈다. 이날 오전 11시40분께 자택으로 들어간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은 4시간40여분만인 오후 4시25께 나와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오전 7시30분께에는 택시를 타고 온 정송주씨 자매가 자택으로 들어갔다. 이날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정씨 자매는 어김없이 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출근했다. 오늘로 엿새째다. 정씨 자매는 50여분을 머무른 뒤 자택을 떠났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오전 방문을 취소했다. 경호실 관계자는 “오후 일정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전날 박 전 대통령의 자택에서 8시간17분가량 머물며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검찰 조사에 대비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 최근서 변호사 등 2명이 새로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낮 지지자 10여명은 “대통령님 명예회복 되실 것입니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누명 탄핵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습니다” 등의 펼침막을 내걸고 태극기와 태극기 문양이 그려진 양산 등을 들고 비교적 조용히 자택 앞을 지켰다. 자신을 소설가·시인이라고 소개한 정아무개(58)씨가 자택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직에 대한 헌재의 파면은 무효”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문을 현장 기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한편, 자택 앞에서는 “박근혜를 구속하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후 30대로 보이는 검정색 모자를 쓴 남성이 자택 담벼락 앞에 모여 있는 지지자들 앞에서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세차례 크게 외쳤다. 이를 지켜보던 지지자들이 “안 잡고 뭐하냐”, “저 빨갱이XX”라고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경찰들이 곧바로 격리조처에 나서 별다른 충돌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또 몇 차례 자택 앞에 나타났던 김아무개씨가 이날도 와서 “박근혜는 이제 구속이다”를 외치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