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왼쪽), 정장현 변호사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10여분 간격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용을 담당해 온 정송주(오른쪽), 매주 자매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들어갔다가 한 시간 여 만에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조사를 하루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침부터 잇따라 자택에 도착한 변호인들과 6시간 동안 대책회의를 열었다.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에는 오전 9시19분께 유영하 변호사, 오전 9시34분께 정장현 변호사가 도착했다. 6시간여가 지난 오후 3시37분께 두 변호인은 기자들이 질문할 겨를도 없이 자택 앞에서 대기 중인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토요일인 지난 18일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해 8시간 넘게 머물렀던 유 변호사는 19일 오전에도 자택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취소한 바 있다. 정 변호사는 유 변호사를 제외하고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공개적으로 방문한 첫 변호인이다. 정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으로도 참여했다. 두 명 외에 이날 방문 예정자는 아직 없다고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가 밝혔다.
이날 오전 7시28분께는 박 전 대통령의 전담 미용사인 정송주와 메이크업 담당 정매주씨 자매가 자택을 찾았다. 정씨 자매는 1시간여를 머무르고 8시37분께 자택에서 나왔다. 7일째 같은 시각에 출퇴근 중이다.
오후 3시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박근혜대통령지킴이결사대’, ‘대한민국을사랑하는사천구백만민심’ 등은 자택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검찰 출석, 진실을 밝히는 신호탄 되길’, ‘거짓선동에 의한 불법탄핵은 무효, 헌재 해체, 국회 해산, 언론개혁, 고영태 수사’ 등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말씀하신 그대로 이번 검찰 출석이 진실을 밝히는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의 자택과 인접한 삼릉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 70여명은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태극기 뱃지를 나눠주고 ‘대통령은 억울하다‘며 정치적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등 시위대의 모습이 여전히 우려스럽다. 제발 어린이 보호구역 밖에서 집회 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입장문을 내고 자택 앞에서 피케팅을 벌였다. 이 학교 안규삼 교장은 “그동안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 안전을 위해 후문을 닫았지만 오는 22일부터 등교시 오전 8시~9시, 하교시 오후 12시30분~3시 사이 후문을 정상적으로 개방할 것”이라며 “강남경찰서에도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20분께에는 40대로 보이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의 남성이 자택 앞 골목으로 뛰어들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왜 벗고 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남성은 “정도령이다”라고 되풀이해 말하며 횡설수설했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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