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근무평정제 무엇이 문제이기에

등록 2005-11-11 22:03수정 2005-11-11 22:03

승진 2년전 점수만 반영, 교장이 평가권 쥐락펴락
근무평정제도(근평)의 개폐는 오랫동안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근평 체제를 기반으로 승진했거나 승진할 예정인 교장, 교감, 부장급 교사들이 주로 가입해 있는 교총과, 연공서열·점수 위주의 현행 승진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전교조는 근평에 관한 한 ‘물과 기름’처럼 서로 어울리지 못했다. 최근 들어 일부 학부모단체들까지 근평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새로운 교원평가 도입과 맞물리면서 개폐 논의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교장이 전권 휘둘러=근평은 국가공무원법의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따라 수십년 동안 실시돼온 교원평가제도다. 교원 승진은 △경력평정(90점) △근무성적평정(80점) △연수성적평정(30점)을 합한 점수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경력점수는 20~25년차가 되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므로, 근평점수가 승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근평 평가요소는 △교육자로서의 품성(12점) △공직자로서의 자세(12점) △학습지도(24점) △생활지도(16점) △교육연구 및 담당 업무(16점) 등이다. 수(20%), 우(40%), 미(30%), 양(10%)의 4등급으로 나눠 점수를 주는 엄격한 상대평가제도다. 평가자는 교감과 교장이나, 교감에 대한 평가권을 교장이 갖고 있어 사실상 교장이 전권을 휘두른다.

승진 2년 전 점수만 반영=근평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이 아니라 ‘승진’을 위한 평가라는 점이다. 근평은 승진 후보자 명부 작성 기준일로부터 2년 안에 해당 직위에서 얻은 점수만을 반영한다. 최근 1년치 점수가 60%, 그 이전 1년치 점수가 40%의 비율을 차지한다. 승진하기 직전 1년 동안 교장이 매긴 점수가 승진을 좌지우지해, 승진을 앞둔 교원은 교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반면, 승진과 관련이 없는 대다수 교원들에게는 유명무실한 평가이기도 하다. 김대유 ‘교장선출보직제와 학교자치실현연대’ 공동대표는 “승진에 관심 있는 교사는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기보다 승진 점수 따기에 몰두하고,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승진과는 멀어지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또 교장 한 사람이 평가를 하는데 결과도 공개되지 않아 타당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64%의 교사가 “승진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상임총무는 “교사들이 현행 제도를 통해 승진한 교장의 리더십을 불신하고 있기 때문에 교장들도 학교에서 지도력과 조정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경희대 교수·연구자 226명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 [전문] 1.

경희대 교수·연구자 226명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 [전문]

‘뺑소니’ 김호중 징역 2년 6개월…법원 “죄책감 가졌는지 의문” 2.

‘뺑소니’ 김호중 징역 2년 6개월…법원 “죄책감 가졌는지 의문”

아이돌이 올린 ‘빼빼로 콘돔’…제조사는 왜 “죗값 받겠다” 했을까 3.

아이돌이 올린 ‘빼빼로 콘돔’…제조사는 왜 “죗값 받겠다” 했을까

눈먼 강아지 살린 37살…그 따뜻한 심장, 세상에 두고 간 천사 4.

눈먼 강아지 살린 37살…그 따뜻한 심장, 세상에 두고 간 천사

[단독] 명태균이 받았다는 ‘김건희 돈’ 어떤 돈...검찰 수사 불가피 5.

[단독] 명태균이 받았다는 ‘김건희 돈’ 어떤 돈...검찰 수사 불가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