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핵심 인물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딸 정유라씨(21) 조사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가 맡기로 했다. 특수1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모녀, 삼성으로 이어지는 ‘뇌물고리’를 파헤친 핵심 수사 부서여서 정씨가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30일 “덴마크에서 강제송환돼 31일 오후 3시5분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정씨의 주된 조사를 특수1부가 담당하고, 첨단범죄수사1부가 부수적인 조사를 맡는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정씨의 송환을 위해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5명을 덴마크로 파견했다.
애초 정씨는 이화여대 부정 입학 등 주로 학사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 등을 받아왔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선 특수1부가 나선 것을 두고 정씨에게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처럼 뇌물수수 공범 혐의를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수1부는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1기 검찰 특별수사본부 때부터 삼성그룹의 승마 특혜 지원 의혹을 집중 수사했던 곳으로, 박 전 대통령 기소와 공소유지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부서다. 국정농단 재판에서도 삼성이 최씨 모녀에게 213억원을 직접 지원하는 과정을 추적해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최씨가 설립한 독일 법인 코어스포츠를 통해 삼성의 거액이 송금됐고, 정씨가 사실상 이 돈의 유일한 수혜자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이 송금한 돈이 뇌물로 지목된 만큼 정씨 역시 뇌물수수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논리다. 다만 정씨가 공무원이 아닌 만큼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려면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점이 드러나야 한다. 앞서 정씨는 덴마크에서 뇌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엄마가 범죄수익을 은닉한 게 사실이라도 난 몰랐고, 엄마가 얘기하지도 않았다”거나 “엄마가 시켜서 한 일이라 모른다”는 식으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해왔다.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서영지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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