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노조원들과 마트산업 노동조합 준비위원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막말 논란을 빚은 이언주 의원의 제명과 국민의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의 ‘밥하는 동네 아줌마’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노동계는 “이 의원이 해명 기자회견에서조차도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당 차원의 징계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마트산업노동조합준비위원회는 11일 낮 2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의 제명과 국민의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대선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발표하고 20대 총선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한 국민의당은 소속의원들 관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대영 홈플러스 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있었던 이 의원의 기자회견을 두고도 “(이 의원은) ‘음모론’, ‘사적인 대화’라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아이들에게 차별 없는 밥상을 채워주는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을 ‘밥하는 동네 아줌마’로 비하하는 이 의원은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모인 20여명의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폄하하는 이언주를 즉각 제명하라, ‘국민 울화통 터지게 하는 국민의당 사과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30여분간 팻말 시위를 이어갔다.
한편, 이언주 의원은 이날 오후 1시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밥하는 아줌마들’은 어머니와 같은 뜻이다.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해명했다. 그러나 급식노동자들의 파업을 ‘어머니가 안 계신 밥상’으로 비유하는가 하면, 최초 언론 보도에 대해 ‘사적인 대화를 당사자 확인없이 보도했다’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발언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국민의당 당사 앞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는 이경옥씨는 “이 의원의 ‘학부모들을 대변한 이야기다’는 변명은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발언”이라며 “이 의원의 사퇴나 출당조치 아니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의원은 학교비정규직노동자 파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에스비에스>(SBS) 기자와의 통화에서 ‘밥하는 아줌마를 왜 정규직화해야 되는가’라고 말한 사실이 보도되며 논란이 일었다. 노동계는 이 의원의 발언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비하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국민의당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기자회견과 성명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글·사진/황금비 기자, 조진영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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