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낮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장애인권운동 활동가 박옥순, 이경호, 이형숙 벌금탄압 규탄 및 자진노역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장애인운동 활동가들이 장애 인권 운동을 하다 받게 된 벌금에 저항한다는 의미에서 자진노역을 하겠다고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7일 오후 3시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운동 활동가들의 집회와 시위 자유를 벌금으로 구속하는 정권에 노역으로 저항하고자 한다”며 활동가 3명이 노역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난 2012년부터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에 대한 요구와 대안 제시를 꾸준히 해왔음에도 박근혜 정부는 사법탄압으로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막아왔고, 현 정부 또한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장애인운동 활동가들이 지난 3년간 시위로 인해 받은 벌금이 모두 2400만원에 달하고, 이로 인해 수십명의 활동가들이 벌금을 내지 못해 수배가 내려진 상태”라고 호소했다.
노역투쟁에 나선 이들은 박옥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총장, 이경호 의정부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 대표, 이형숙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다. 이들은 시위에 참여했다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각각 벌금 300만원, 90만원,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노역투쟁에 나선 이경호 전 대표는 “불법 점거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고 사회봉사를 신청했지만, 제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논의도 없이 사회봉사 불가 판정이 나왔다”며 “이는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노역투쟁에 나선 이형숙 공동집행위원장 역시 “가난과 장애 때문에 소외당하고 배제당하는 사회를 반드시 바꾸기 위해서 노역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 모인 60여명의 장애인운동 활동가들은 ‘장애인 인권운동 탄압 중단하라’, ‘박옥순·이경호·이형숙을 구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글·사진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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