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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폐이식에 2억 드는데 지원금은 3000만원”

등록 2017-08-16 19:01수정 2017-08-16 20:22

피해 범위 확대 촉구 기자회견
16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인정 범위를 확대해달라”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폐 14%만 남은 기관지 절제술을 받았지만 3등급(가능성 낮음) 판정을 받은 박영숙(57)씨가 이동식 침대를 타고 누운 채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김진완 교육연수생
16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인정 범위를 확대해달라”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폐 14%만 남은 기관지 절제술을 받았지만 3등급(가능성 낮음) 판정을 받은 박영숙(57)씨가 이동식 침대를 타고 누운 채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김진완 교육연수생
지난 3월 기관지 절제술을 받아 폐의 14%만 남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박영숙(57)씨는 16일 오전 이동식 침대를 타고 누운 채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박씨의 남편 김태종씨는 “폐 이식만이 유일한 대안인데 현재 1억 이상을 썼고 이식하는 데 2억 가까이 든다”며 “3000만원 지원금이 아니라 피해자로 인정받고 치료비를 지원받아 돈 때문에 생명을 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인정 범위를 확대해달라”고 촉구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쓰다 폐질환에 걸린 남편을 떠나보낸 유족 김태윤(63)씨도 “건강했던 남편이 원인 모를 폐질환으로 고생하는 도중에도 겨울철에 살균제를 사용했고 2011년 사망 후 가습기 살균제 뉴스가 나오고 나서야 원인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해자가 있음에도 왜 지원을 안해주는지 답답하다. 정부가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선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피해자들을 만나 피해범위를 확대하고 진상규명을 약속했지만, 이틀이 지난 10일 환경부와 가습기살균피해 구제위원회는 1009명의 판정대상자 가운데 7% 수준인 76명만을 피해자로 인정 의결했다.

환경부는 피해 1단계(가능성 거의 확실)와 2단계(가능성 높음)만 피해자로 인정해 의료비와 장례비를 지원하고, 3단계(가능성 낮음)와 4단계(가능성 거의 없음)는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중증피해자에게만 3000만원을 긴급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참석한 피해자들도 중증환자지만 3단계로 판정을 받았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밖에 “천식도 피해 인정 질환으로 지정하고, 출산하지 않은 태아와 관련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환경부에 촉구했다.

박수지 기자, 김진완 교육연수생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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