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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릴리안 생리대 800만개 저소득층에 지급됐다

등록 2017-08-24 17:33수정 2017-08-24 23:35

피해 호소 여성 86% “생리양 줄어” 응답
‘#생리대를 붙이자’ 캠페인의 일환으로 피색 물감이 칠해진 생리대와 비싼 생리대 가격 인하를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홍보물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골목에 게시되어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생리대를 붙이자’ 캠페인의 일환으로 피색 물감이 칠해진 생리대와 비싼 생리대 가격 인하를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홍보물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골목에 게시되어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부작용 논란에 휩싸인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 약 800만개가 지난해 저소득층 여성과 청소년들에게 대거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생리대와 비슷한 공정으로 생산되는 아기 기저귀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생리대 가격이 부담돼 저소득층 학생들이 이른바 ‘깔창 생리대’를 쓰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지난해부터 지자체와 함께 생리대 지원 사업을 시작한 보건복지부는 24일 “지난해 저소득층 여성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을 통해 구매한 생리대 2160만개(20만명분) 가운데 약 756만개(7만명분)가 릴리안 제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각 지자체에 ‘릴리안 생리대를 환불·교환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올해 구입 내역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사업과 별도로 생리대 지원사업을 벌인 서울시도 이날 “지난해 9~12월 넉 달간 ‘깨끗한나라’로부터 릴리안 생리대 30만여개를 지원받아 서울시내 자치구 종합사회복지관 93곳, 여성폭력피해자 보호시설 50곳 등 모두 143곳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편의점에 여성용 생리대 릴리안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편의점에 여성용 생리대 릴리안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생리대와 비슷한 원리로 분비물을 흡수하는 아기 기저귀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생산라인이 구분되어 있긴 하지만, ‘깨끗한나라’의 기저귀 브랜드 ‘보솜이’는 릴리안 생리대와 같은 충북 청주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부직포로 만들어진 안감, 펄프·고흡수체 등으로 구성된 흡수층, 폴리에틸렌필름으로 만들어진 방수층, 접착제 등 릴리안과 보솜이의 성분과 구조가 비슷한 탓에 ‘총휘발성유기화합물질’(tvoc)이 기저귀에서도 검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통이나 발진, 기관지 자극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진 향료가 기저귀 제조에 쓰이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운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인공적인 향료는 충분히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지만, 그 구성성분은 기업의 지적재산권이라는 이유로 공개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제조 공정에서 이용되는 벤젠이나 다이옥신, 향을 내기 위한 향료 등 생리대나 기저귀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매우 많지만, 아직까지 안전성 검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다양한 화학물질에 대해 환경보건모니터링을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회용 생리대 전반에 대한 안전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불꽃페미액션 등 9개 여성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원인규명과 건강 역학조사 △각종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 △전체 일회용 생리대 제품에 대한 위해성 조사 △화학물질 통합관리 등 근본적인 관리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고금숙 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팀장은 “생리대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화장품과 달리 제품성분이 공개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성분표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환경연대가 이날 공개한 ‘릴리안 생리대 피해사례 3009건’을 보면,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뒤 생리 양이 줄었다’(85.8%·2582명), ‘생리기간이 최대 5일 이하까지 줄었다’(70.7%·2126명), ‘생리주기에 변화가 있었다’(65.6%·1977명) 등이 많았다. ‘생리가 아예 끊어졌다’는 이도 4.7%(141명)였다.

황금비 박수지 박기용 기자, 조진영 교육연수생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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