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노동행위 고발 관련 소환조사 수차례 불응
김, 영장발부에 ‘방송의 날’ 행사 도중 빠져나가
김, 영장발부에 ‘방송의 날’ 행사 도중 빠져나가
보도통제·부당노동행위 책임자로 지목돼 사퇴를 요구받는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김 사장은 방송 제작·편성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2012년 파업에 참여한 기자와 피디 등을 방송 제작과 상관없는 ‘유배지’로 부당전보시키는 등 공영방송 훼손의 핵심 인사로 꼽힌다.
서울 서부지검은 1일 오후 “법원으로부터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수사상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김 사장의 부당노동행위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를 수사하고 있으며, 검찰은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김 사장이 서부지청의 소환에 응하지 않아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청 관계자는 “(김 사장에게) 여러 차례 소환을 통보했는데 응하지 않아서 (검찰에)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지난 6월29일부터 문화방송의 부당노동행위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했고, 김 사장과 안광한 전 문화방송 사장 등을 수사 대상으로 전환해 각각 3차례 소환장을 전달했다. 안 전 사장은 지난 24일 서부지청에 출석해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김 사장은 이에 불응했다.
김장겸 사장은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인 1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회 방송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와 한국방송본부 조합원 200여명은 시상식장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며 김 사장을 향해 “김장겸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 사장은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자 시상식 도중 별도의 입구를 통해 시상식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방송은 김장겸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를 두고 “공영방송 엠비시를 장악하기 위한 정권의 탄압이 사장 체포영장 발부로 노골화됐다. 자기편이 아닌 언론인들을 싹쓸이 대청소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언론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오는 4일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는 “김 사장은 취임 전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하며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실무에서 총괄했다. 고용노동부와 검찰은 신속히 김장겸씨의 신병을 확보해 범죄 혐의를 철저히 조사한 뒤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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