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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백남기 농민 쏜 살수차 운전한 경찰 “유족에게 사과”

등록 2017-09-26 19:42수정 2017-09-27 01:34

민사소송 재판에 ‘원고 주장 수용’ 청구인낙서 제출
살수차 운전 경찰은 사과해도 간부들은 묵묵부답
지난해 9월12일 오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청문회에서 백씨의 부인 박경숙(뒷줄 왼쪽 둘째)씨가 사건 당시 영상을 보다 눈물을 훔치자 딸 백도라지(뒷줄 맨 왼쪽)씨가 위로하고 있다. 당시 경찰을 지휘했던 구은수(앞줄 왼쪽부터) 전 서울청장,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 증인들도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지난해 9월12일 오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청문회에서 백씨의 부인 박경숙(뒷줄 왼쪽 둘째)씨가 사건 당시 영상을 보다 눈물을 훔치자 딸 백도라지(뒷줄 맨 왼쪽)씨가 위로하고 있다. 당시 경찰을 지휘했던 구은수(앞줄 왼쪽부터) 전 서울청장,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 증인들도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고 백남기 농민의 유족이 국가와 경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살수차 운전 요원이던 경찰관들이 유족에게 사과를 표하며 유족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문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살수차 요원으로 일한 한아무개, 최아무개 경장은 26일 이런 내용의 청구인낙서를 서울중앙지법 24민사부(김한성 재판장)에 제출했다. 청구인낙서는 피고가 원고의 청구 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밝히며 법원에 내는 서류다.

이들은 문서에서 “고인의 사망으로 고통받았을 유족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하루하루 숨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우며 죄스러운 마음을 어찌 전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며 “진심어린 용서를 구하고 싶다.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경찰 조직에 대한 원망도 드러냈다. 이들은 “사고 이후 유족들을 찾아 용서를 구하려 했지만 조직의 뜻과 별개로 나서는 데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저희가 사고 이후 겪어온 고통이 유족들이 감내한 고통에 비할 바 아니라는 점을 잘 알기에 경찰청의 의사와 무관하게 힘겨운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고 백남기 농민의 유족은 이들을 비롯해 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은수 전 서울지방청장 등 경찰관 5명을 상대로 지난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말단 계급인 이들이 유족에게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힌 것과 달리 강 전 경찰청장과 구 전 서울청장 등 전직 지도부는 아직까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남기 농민 쪽 변호인단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살수차를 운전한 실무자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하는데 이를 지휘하고 명령한 경찰의 전 간부들은 여전히 책임이 없다는 태도라서 유감이다. 민·형사 소송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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