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4호선 남영역 승강장 너머로 남영동 대공분실의 모습이 보인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철성 경찰청장 등 경찰 주요 간부들이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아 박종철 열사를 추모한다.
경찰청은 이철성 청장과 민갑룡 차장, 보안국장, 수사국장 등 경찰청 지휘부가 박종철 열사 추모 31주기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갈월동 경찰청 인권센터(옛 남영동 대공분실)를 방문한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청 인권센터는 과거 치안본부 대공보안분실(남영동 대공분실)이 있던 건물이다.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14일 이곳에서 경찰의 물고문을 받다 숨졌다. 당시 치안본부장은 사인을 은폐하기 위해 기자회견에서 “책상을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거짓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이철성 청장 등은 박종철 열사가 숨진 인권센터 509호를 방문해 헌화와 묵념을 한 뒤 같은 건물 4층 박종철 열사 기념전시실을 찾을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방문에 대해 “신년사를 통해 ‘민주·민생·인권경찰로의 도약’을 천명한 이 청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아픔을 딛고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우선돼야 한다”며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경찰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은 2005년 경찰청 인권센터로 간판을 바꿔 달고 박종철 기념관을 설치해 경찰이 직접 운영해오고 있다. 경찰은 박종철 기념관을 시민사회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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