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상담 2864건 분석
근로조권, 모성권 이어 직장내 성희롱이 24.4% 차지
2013년 견줘 3배 가량 늘어
“적극적으로 권리 보호하려는 움직임 늘어”
근로조권, 모성권 이어 직장내 성희롱이 24.4% 차지
2013년 견줘 3배 가량 늘어
“적극적으로 권리 보호하려는 움직임 늘어”
한국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로 걸려온 직장내 성희롱 상담이 5년새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사회 각계에 #미투 운동이 번지면서 자신이 겪은 성폭력 피해를 증언하고 공론화하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17년 평등의전화로 걸려온 여성노동자 상담 사례 2864건 가운데, 직장내 성희롱 관련 상담이 692건(24.4%)으로 근로조건(962건, 34%), 모성권(867건, 30.6%)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2016년 17%(454건)보다 7.4%포인트 증가한 수치이자, 5년 전인 2013년(236건)에 견줘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직장내 성희롱 상담 가운데 육체·언어·시각 등 복합적 피해를 가하는 성희롱 유형이 4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육체적 성희롱(28.6%), 언어적 성희롱(27.1%)이 각각 뒤를 이었다.
지난해 성희롱 피해 내담자의 연령을 살펴보면 20대가 48.4%로 가장 많았고 30대(28.3%)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50대 이상(13.4%), 40대(9.6%) 역시 10%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여성 노동자라면 전 연령대에서 겪는 일상적인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성희롱 상담 가운데 3년 미만 근속연수의 내담자가 72.7%를 차지하고 있어, 근속 연수가 짧아 직장 내 서열에서 하위에 위치한 여성 노동자가 성희롱 피해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임윤옥 상임대표는 “여성 노동자의 경우 일터에서 외모평가부터 시작해 성추행, 성폭행까지 심각한 수준의 직장내 성폭력을 경험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피해자들이 피해를 입어도 참거나 견뎠다면, 지금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담 창구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힘겹게 직장내 성희롱을 고발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조처로 인해 고통받는 경우도 늘었다. 평등의전화에서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가운데 회사로부터 불이익 조치를 경험한 비율을 분석한 결과, 2015년 34%, 2016년 42.5%, 2017년 63.2%로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노동자회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을 보면 사업주에게 직장내 성희롱 피해 근로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면서도 “여성 노동자들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에 문제제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 업무상 불이익 등 불리한 조치를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한국여성노동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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