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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근혜 ‘배신 트라우마’까지 살핀 양승태 행정처

등록 2018-06-06 10:34수정 2018-06-06 20:34

2015년 8월 오찬회동 직전 보고서
VIP가 가진 사법운영 우려 원인으로
‘배신 트라우마로 신뢰 안주는 성향” 꼽아
‘코드’ 맞는 판결 나열하며 상고법원 설득
2016년 1월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맨 오른쪽). 청와대사진기자단
2016년 1월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맨 오른쪽). 청와대사진기자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배신 트라우마’까지 분석하며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국정 협조’ 방안 모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 법원행정처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추가로 공개한 문건 중에는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BH 설득 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있다. 2015년 8월6일 박 전 대통령과 양 전 대법원장의 오찬회동을 앞둔 그해 7월28일 임종헌 당시 기획조정실장 지시로 작성된 이 문건에는 당시 임기 3년 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현황을 파악하고, 정권과 ‘코드’가 맞는 사법부 주요 판결을 나열하며 상고법원 도입을 설득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상고법원은 양 전 대법원장이 임기 내내 추진한 숙원사업이었다.

특히 이 보고서는 박 전 대통령의 ‘일대기’와 ‘심기’까지 분석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킨다는 내용의 계획도 담고 있다. 보고서는 ‘VIP가 갖는 (사법운영에 대한) 우려의 원인’으로 ‘배신 트라우마로 인해 3권 분립의 한 축에 대해 쉽게 신뢰를 주지 아니하는 성향’을 꼽았다. 그 근거로 보고서는 박 전 대통령이 “모두가 변하고 또 변하여, 그때 그 사람이 이러저러한 배신을 하고 이러저러하게 변할 것을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지금의 내 주변도 몇 년 후 어찌 변해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1991년 2월10일자 ‘친필 일기’) “사람이 사람을 배신하는 일만큼 슬프고 흉한 일도 없을 것이다. 유신 때는 ‘유신만이 살길’이라고 떠들던 사람들이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때 무슨 힘이 있어 반대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하는 것을 보니 인생의 서글픔이 밀려왔다”(2007년 출간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고 한 것 등을 언급했다.

이밖에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법원 정서를 가진 보좌진이 득세’, ‘그간의 여러 법원 판결 및 사법행정 추진사항에 대하여 정부에 부정적인 부분이 부각 과장되어 보고되었을 가능성’ 등도 박 전 대통령이 갖는 사법부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의 원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사법부와 정권의 ‘코드 맞추기’를 통해 이같은 불신을 해소하려 애썼다. ‘CJ’(양 대법원장)와 ‘VIP’(박 대통령)가 ‘신중한 보수로서 안정적인 사회 발전을 지향하는 등 국정철학이 유사’하고 2017년 6월 대법관 교체기 이후에는 ‘현 VIP 임명 대법관이 점차 대법원의 다수를 점하게 된다’는 점, ‘일반론으로도 임기의 2/3를 마친 조직의 수장이 후임자 임명권자를 상대로 비협조적인 자세를 드러낼 이유는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또 ‘원세훈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 등 여권에 유리한 재판결과 ? BH에 대한 유화적 접근 소재로 이용 가능’ 등 재판 거래 의혹을 드러내는 대목도 곳곳에 담겨 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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