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명 암벽등반가인 알랭 로베르(56)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오르다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6일 낮 11시35분께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 높이)의 옥상에서 알랭 로베르를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로베르는 사전에 롯데월드타워쪽의 협조를 구하지 않고 타워 외벽을 75층까지 무단으로 등반한 혐의를 받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8시께 로베르의 등반 모습을 목격한 롯데월드 관계자의 신고를 받은 뒤 소방차 14대, 소방관 65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소방·경찰 인력은 건물 안으로 진입한 뒤 건물 외벽 청소를 위해 설치된 유지보수기계(BMU)를 타고 로베르쪽에 접근해 등반을 중단하라고 설득했다. 로베르는 결국 등반 약 3시간30분만인 오전 11시20분께 타워 75층에서 등반을 멈췄고, 곤돌라를 타고 11시35분께 124층 건물 옥상에 도착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롯데물산쪽은 “알랭 로베르가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타워 등반을 기획했다고 말했다”며 “안전을 위해 타워 등반을 도중에 중단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신병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암벽등반가인 알랭 로베르는 밧줄이나 벨트와 같은 장비 없이 맨손으로 전 세계 초고층 빌딩을 올라 ‘프랑스의 스파이더맨’, ‘인간 스파이더’로도 불린다. 1997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타워를 오르는 데 성공한 이후 대만의 타이베이금융센터, 홍콩 청콩센터 등 150여개 고층 빌딩을 등반했다. 201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828m)를 최소한의 안전장비만 갖춘 채 6시간만에 오르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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