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에 회의적인 여론을 분석하면서 “대법원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이기적인 존재”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31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사법농단과 관련해 추출해 조사한 410개 문서파일 중 196개 문서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가운데 ‘법무비서관실과의 회식 관련’ 문건에는 기획조정실이 2014년 8월29일 청와대 법무비서관실과 회식 자리에서 상고법원 관련 청와대 의중을 파악한 대목이 있다.
문건은 “BH 법무비서관실에서 보고서를 써야 될 정도로 이슈화되고 있지 않”다며 청와대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먼저 정리한다. 또 그 이유로 “일반 국민들은 대법관이 높은 보수와 사회적 지위를 부여받고 있는 만큼, 그 정도 업무는 과한 것이 아니며, 특히, ‘내 사건’은 대법원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존재들”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문건은 상고법원 홍보 방안을 수정할 필요성을 검토한다. ‘비공개 대국민 설문조사 추진’, 지역구 국회의원 설득을 위한 ‘상고법원 지부’ 방안 등이 검토된다. 아울러 ‘대국민 전략’으로는 “일반 국민들 눈높이에서 논리 개발” 필요성이 있다고 전제한뒤, “이기적인 국민들 입장에서 상고법원이 생겼을 경우,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 접근”해야 한다고 정리한다. 문건은 구체적 처리시간 단축, 대법관과 비슷한 경륜의 법관으로부터의 재판, 보다 자세한 판결문 등을 ‘장점’으로 열거한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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