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성고의 일반고 전환은 학교 쪽의 자발적 의사 결정으로 시작됐고, 법령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교육행정입니다. 다만 시 교육청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일반고 전환이 대성고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자율형사립고인 서울 대성고의 일반고 전환하는 과정에서 재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특목·자사고는 이전 정부 8년여간 정책으로 적극 추진됐지만, 새 정부가 이들의 일반고 전환을 국정과제의 하나로 추진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고교 다양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자사고 정책은 오히려 특목고-자사고-일반고로 이어지는 수직적 서열화와 입시 명문이 되기 위한 무한경쟁으로 치달아 고교교육을 왜곡시켰다”며 “수평적 다양화가 서울교육이 추구해야할 대안적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답변은 지난달 20일 자율형사립고인 서울 대성고 학생 1183명이 서울시교육청 ‘학생 청원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대성고를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학생 보호조처와 운영방식, 전학 선택 여부 등을 설명하고 의견 수렴을 했어야 했다”며 “교육청은 문제를 알고도 자사고 지정 취소에만 관심을 갖고, 학생들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받냐”고 문제제기를 하면서 이뤄졌다. 아울러 학생들은 “자사고를 만들어달라고 학생이나 부모님들이 원한 것도 아니고, 나라에서 만들고 교육제도가 허용한 것을 학생들은 선택한 것 뿐”이라며 “자사고를 폐지하는 과정에 왜 학생과 부모가 희생양이 돼야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1천명 이상의 학생 청원에 공개 답변을 약속한 조 교육감은 “학교 쪽이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지만, 이런 노력이 공감을 얻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도 “교육청은 학교법인이 제출한 자료의 적법성에 따라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이 2014년부터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 노력을 해왔지만, 앞서 서울 미림여고와 우신고 등이 자발적인 일반고 전환을 통해 현재 잘 운영이 되고 있다는 사례도 들었다.
아울러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재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정상적인 자사고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된다”고 답했다. 교육청은 일반고 전환 뒤 학교 쪽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게 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