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경찰의 ‘댓글 공작’ 지시 혐의로 경찰청 특별수사단의 조사를 받기 위해 5일 오전 9시께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재직 시절 경찰에 온라인 여론 조작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로 5일 경찰에 소환됐다.
조 전 청장은 이날 오전 9시 ‘경찰청 특별수사단’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북관에 나와 ‘댓글 공작 지시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나는 허위 사실로 경찰을 비난할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한 것밖에 없다. 지금 공작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공작은 은밀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나는 공식 석상에서 공식적으로 전파했다. 공작이라 할 수 없다”라고 답변했다. 또 “나는 대통령이나 경찰청장 지시라고 하더라도 헌법과 법에 저촉되면 따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정치에 관여하라고 지시한 바 없으며 그런 지시를 했다면 처벌을 달게 받겠다”라며 자신의 지시가 불법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경찰의 ‘댓글 공작’ 지시 혐의로 경찰청 특별수사단의 조사를 받기 위해 5일 오전 9시께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가 쌍용자동차 파업을 진압하면서 조 전 청장이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를 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조사위 결과를 결코 승복하지 않는다. 팩트는 팩트이며 시간이 지났다고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직 경찰청장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심경에 대해서는 "황당하다. 내가 이런 것 때문에 이 포토라인에 서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조 전 청장은 경기지방경찰청장 시절 정보 기능에 온라인 대응 전담 부서를 만들어 쌍용차 파업 비난 등을 유도하고 경찰청장 재직 시절에는 ‘천안함 사건’,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주제에 대한 인터넷 댓글을 쓰라고 주요 부서에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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