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사진)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사법부는 지금까지 국민과 사회의 숱한 어려운 문제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해왔듯 지금 처한 난국을 타개할 해결책과 대안 또한 스스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18일 서울 서초동 쉐라톤서울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제11회 한국법률가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지금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 시절의 재판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이 매우 걱정스럽게 법원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사법신뢰가 무너졌을 때 사회가 바로 설 수 없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려 할 때면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70년 전 외세로부터 독립해 제헌헌법을 제정하고 공포한 이래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훌륭히 개척해온 경험이 있다”며 “비록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사법신뢰 회복이라는 과제가 기존의 그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더라도,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또 “우리는 지난 권위주의 정권 시절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획일적 가치를 강요하던 사회에서 다양한 가치가 널리 존중받는 사회로의 변화를 목도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가치가 법원 판결에도 반영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여망도 커지고 있다”며 사법부와 함께 법조 실무계와 법학계가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