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관여 등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을 수사 중인 군·검 합동수사단은 18일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과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합수단은 지난 7월26일 합동수사를 시작해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를 이어오다 본격적인 윗선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김 전 실장은 오전 10시부터 합수단이 위치한 서울동부지검에 나와 고발에 따른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두 사람이 진술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같은 날 소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장관은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게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김 전 실장은 군에 계엄령 검토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합수단은 두 사람을 상대로 지시 여부와 함께 청와대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출석하면서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에 “관여한 바 없다”고 답했다.
앞서 합수단은 17일 계엄령 문건에서 계엄사령관으로 예정됐던 장준규 전 육군참모총장을 소환해 문건작성에 관여했는지, 조 전 기무사령관과 의견을 나눴는지 등을 조사했다.
한편,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확인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여권 무효화 조치를 당한 데 이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추적을 받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번 사건 수사에 있어)제일 중요한 건 조현천의 신병을 확보하는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