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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법농단’ 거론한 조국 수석에 “겁박 말라”는 고위 법관

등록 2018-10-23 11:55수정 2018-10-23 16:32

‘사법농단’ 몸통으로 알려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사법농단’ 몸통으로 알려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검찰 조사 직후 ‘밤샘조사’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현직 고법부장이 이번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하고 나섰다.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께 법원 내부전산망(코트넷)에 ‘역사를 위해 남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강 부장판사는 자신의 고교·대학 동문인 임 전 차장이 지난 15일 검찰에 출석해 다음날 새벽 5시께 귀가한 직후 법원 내부망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밤샘조사 결과 작성된 피의자 신문조서의 효력을 부정하자”고 제안했다가 동료 판사들로부터 “수사 통제 주문”,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을 받았다. 비판이 쏟아지자 다음날 또다른 페이스북 글(‘기가 막힌 현실’)을 통해 “네이버 뉴스창 댓글을 보면 가관이다. 우리 사회에 일정한 비율의 화병 대중이 상존함을 느낀다”고 불편한 감정을 표한 뒤 계정을 닫았다.

강 부장판사는 이번 글에서 “저로 인해 근심을 안겨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모 수석이 가담하리라 하는 점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과 관련된 언론사 기사를 링크한 것을 두고 불쾌함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은 이 글에서 “법관은 재판 시 독립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그 외 스스로 행한 문제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강 부장판사는 조 수석을 향해 “이참에 제 주장에 동참해 자신의 수사기관을 총괄하는 지위에서 당장 지금부터라도 악습 철폐에 나서는 법적, 공적 책임을 다하면 좋겠다”고 했다. 또 “더 이상 권한과 지위를 남용하여 법관을 치사한 방법으로 겁박하지 말기를 바란다”라고도 했다. 이 대목에는 빨간색으로 표시하고 밑줄을 긋는 방식으로 내용을 강조해 뒀다. 강 부장판사는 “그분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으나 전달할 방법이 없다”며 “개인적 인연이 있는 분은 참조바란다”고 덧붙였다.

강 부장판사는 이 글에 법관들이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해뒀다. 그는 “너무 격렬한 논란은 피하기 위함”이라며 대신 개인 카톡이나 문자, 이메일로 법관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아울러 자신이 ‘사법농단’ 이전부터 밤샘조사 자제를 주문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해와 달(밤샘조사, 논스톱재판 철폐)을 가리키는데 다들 손가락(타이밍, 인간관계, 악의적으로 왜곡된 구설수)을 갖고 저를 비난한다”며 “다 예상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코트넷 글과 댓글, 관련 기사 스크랩을 담은 ‘밤샘조사자료집’ 파일을 첨부해 올렸다.

강 부장판사는 2015~16년 장충기 삼성전자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삼성전자 휴대전화 제품을 칭찬하고, 대법관 예비후보였던 자신이 탈락한 뒤 소회를 밝히며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전자 계열사에서 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동생 인사문제를 장 사장이 해결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 항소심이 강 부장판사 재판부에 배당되자,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은 지난 3월 법원에 기피 신청을 냈다가 기각됐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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