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를 탈퇴한 일부 지회장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새롭게 만든 단체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 출범을 알렸다. 양선아 기자
정부의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정책’에 반발해온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을 탈퇴한 한유총 일부 지회장들이 새로운 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이하 한사협)를 만들었다. 한사협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 당국과 대립 관계를 청산하고 협력적인 관계로 대화하겠다”며 새로운 단체 출범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특히 ‘유치원3법이 통과되면 집단폐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한유총을 의식한 듯 “유치원3법과 우리는 관계없다”며 “어떤 상황이든 유아학습권을 침해하는 집단폐원이나 휴원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사협 공동대표는 박영란 전 한유총 서울지회장, 백희숙 전 광주지회장, 현재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 설립자인 장현국씨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한사협은 조만간 추가로 1명을 더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경남·충남·부산 지회장도 한사협 회원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최정혜 전 이사장과 이경자 전 이사장, 전기옥 부이사장, 이명희 전 부이사장 등 한유총 주요 전 이사장들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유총의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 동력이 이전보다는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사협은 기자회견에서 “일부 사립유치원의 문제로 순수하게 교육에 매진하는 사립유치원의 명예가 실추되고 매도되고 있다”며 “유아교육에만 집중하고 국민이 육성하고 싶은 희망의 유아교육을 실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사협을 출범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든 결정에 있어 미래의 주역인 유아들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사립유치원에 대한 왜곡되고 차가운 시선을 거둬달라”고 요청했다. 장현국 공동대표는 “1월이 되면 회원이 1천 명 가량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와 대립만 하는 한유총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고, 대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사협은 한유총과 선을 그었지만, 에듀파인 도입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사립유치원 실정에 맞는 에듀파인 도입을 주장했다. 장 공동대표는 “현재 에듀파인은 사립유치원 실정에 맞지 않다”며 “교육당국과 대화화면서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치원3법’ 과 관련해는 형사 처벌 등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보여 한유총과 달랐다. 장 공동대표는 “행정 처분이든 형사 처벌이든 우리에겐 중요하지 않다”며 “유치원3법을 지혜롭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한 관계자는 “한유총 내에서 서로에 대한 욕설과 비방이 심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불법매매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덕선 회장이 과연 대표성이 있느냐는 회의론이 많았고, 그런 회의 속에서 한사협이 출범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한유총에서는 한사협 출범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서울지회장에 탈퇴했으니 새로운 지회장이 뽑혔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한유총 언론홍보이사는 “1월에 지회장 선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총회는 지회장을 뽑는데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사진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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