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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민주시민이 주는 상 받으니 40여년 맺힌 한 완전히 풀렸다”

등록 2018-12-30 18:29수정 2018-12-31 10:16

재일양심수동우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
이철·민향숙·김원중씨 대표로 수상
28일 오후 서울 성수동 성수아트홀에서 ‘제3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을 받은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의 이철(왼쪽부터) 회장과 부인 민향숙씨, 김원중씨가 김근태 흉상과 꽃다발을 안고 기념 촬영을 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28일 오후 서울 성수동 성수아트홀에서 ‘제3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을 받은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의 이철(왼쪽부터) 회장과 부인 민향숙씨, 김원중씨가 김근태 흉상과 꽃다발을 안고 기념 촬영을 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이 많은 민주주의자, 민주화 운동의 시민들이 함께 해주신다는 하나만 가지고도 저희는 이제 완전히 해방이 됐고 구제를 받았다.”

이철(70) 재일양심수동우회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성수동 성수아트홀에서 열린 ‘제3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3년 전 일본에서 연 11·22사건(중앙정보부가 재일동포 유학생 등 20명을 간첩단으로 조작한 사건) 40돌 행사 때 함세웅 신부님이 오셔서 저희들한테 ‘여러분들이 그 당시 국가권력에 당하고 있을 때 우리는 아무런 도움을 못 줬다. 거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저희가 함 신부님께 용서받을 처지는 아니지만 그 말씀을 듣고 맺혔던 한이 절반은 풀렸었다. 이번에 명예로운 김근태상을 받으니 나머지 한이 완전히 풀렸다”고 밝혔다. 1990년 일본에서 결성된 재일양심수동우회는 그동안 재일동포 지위 향상 뿐 아니라 한국 양심수 초청, 북한주민 식량지원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시상식엔 이 회장과 부인 민향숙(67)씨, 김원중(67·지바 상과대 교수)씨가 대표로 참석했다.

‘제3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을 받은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의 이철(왼쪽 둘째부터) 회장과 부인 민향숙씨, 김원중씨가 지난해 수상자인 민중음악 작곡가 윤민석(맨왼쪽)씨에게 수상 결정문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 김종철 선임기자
‘제3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을 받은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의 이철(왼쪽 둘째부터) 회장과 부인 민향숙씨, 김원중씨가 지난해 수상자인 민중음악 작곡가 윤민석(맨왼쪽)씨에게 수상 결정문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 김종철 선임기자
고려대 정외과에 유학 중이던 이 회장은 1975년 12월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돼 사형수가 됐으며, 약혼자였던 민향숙씨도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원중 교수(서울대 경제학과 유학)도 11·22 사건으로 간첩으로 만들어져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들 셋을 포함해 지금까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재일동포는 34명이다.

김근태상 선정위(위원장 신경림)는 수상 결정문에서 “이 상은 파괴된 청춘을 딛고 다시 일어나 연대의 손길을 내밀며 희망의 힘을 보여준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에 바치는 존경과 감사이고, 그분들을 배신했던 조국을 대신해서 드리는 깊은 사과이며 다시는 대학민국을 그러한 야비한 조국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우리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시상식에 참석한 설훈 의원은 “1977년 민주화 시위로 투옥됐을 때 사형수로 수갑을 차고 있던 이철 회장을 만났다. 사형 집행이 있던 날 죄없는 재일동포들이 끌려나갔나 싶어 가슴이 찢어졌던 기억이 있다. 지옥같은 삶을 이겨내고 감옥을 나온 후에도 조국 민주화를 위해 애써온 이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시상식에선 주민들이 조금씩 부담을 더 해서 아파트 경비원 감축을 막은 울산 태화동 ‘리버스위트’ 입주민들에게 특별상이 수여됐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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