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백년대계 세울 ‘국가교육위원회’ 윤곽 나왔다

등록 2019-02-28 18:44수정 2019-02-28 23:51

국가교육위 설치·운영 법률안 발표
중장기 정책 수립·이행점검 등 역할
독립성 보장 인적구성인가 등 쟁점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새로운 교육 100년과 국가교육위원회’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토론 참가자들이 토론 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백년을 준비하는 미래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계 공동선언’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새로운 교육 100년과 국가교육위원회’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토론 참가자들이 토론 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백년을 준비하는 미래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계 공동선언’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중장기 교육개혁을 담당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대한 구체적 밑그림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새로운 교육 100년과 국가교육위원회’라는 토론회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국회교육희망포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박경미 의원 등 16개 기관이 공동개최했다.

■ 정부 발표안 구체적 내용은?

국가교육위원회는 지난 2002년 대선부터 꾸준히 대선후보 공약으로 등장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입시 제도 등을 비롯한 교육 정책이 바뀌어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혼란을 겪어왔다. 또 현 교육 시스템으로는 4차 산업 혁명나 인구 구조 변화와 같은 미래 시대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는 문제제기도 많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해 중장기적 교육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도 문 대통령 외에도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홍준표 등 모든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 대통령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국정과제로 채택했고, 정부는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이날 구체안을 공개한 것이다.

이날 발표안을 보면, 국가교육위는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위원회로 설치하고 직무의 독립성을 갖는다. 10년 단위의 국가교육기본계획 및 교육정책의 장기적 방향을 수립하고 이행을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구실이다. 위원회는 교육과정 연구·개발·고시를 맡고, 지방교육자치 강화와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 등 역할도 담당한다. 위원은 장관급 위원장(상임)과 차관급 상임위원 2명 등 15명으로 구성되는데, 대통령 지명 5명(상임위원 1명 포함), 국회 추천 8명(상임위원 2명 포함), 당연직 위원인 교육부 차관과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이 참여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유·초·중등 교육의 지방 이양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향후 교육부는 고등·평생·직업 교육 정책을 강화해 미래사회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교육위가 중장기 국가교육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고 학제 및 교원 정책, 입시 정책, 교육과정 등을 맡고, 교육부는 세부 정책을 추진하며, 각 시·도교육청은 지역별 교육정책을 세워 운용해 역할을 분담한다는 구상이다.

■핵심 쟁점들은 무엇인가?

이날 토론회에는 전교조, 한국교총, 전문대교협, 교육혁신연대, 참교육학부모회, 서울학생참여위원회 등 각계각층 대표자들이 참여해 정부의 발표안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토론의 핵심 쟁점은 ‘과연 대통령 직속 위원회라는 체제와 위원회 인적구성이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 ‘국가위원회가 교육부의 옥상옥이 되지는 않겠나’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는가’ 등이었다.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은 대통령 직속 기구로 두었을 때 국가교육위원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권 위원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이 헌법상 독립기구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박인현 한국교총 부회장도 “국가교육위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집행력을 갖는 중앙행정기관이 아니라 ’합의제 논의 심의기구’라고 판단된다”며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초정권적 비행정기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반면, 최교진 시도교육감협의회 부회장은 “독립성과 지속성을 갖기 위해 상설기구로서 법적 지위를 갖는 대통령소속 기구로 설립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헌법 기구로서 법적 지위를 갖추면 더 좋겠지만, 개헌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해 장기 과제로 둬도 된다는 것이다.

국가교육위 인적 구성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구희연 학교교육정상화를위한교육혁신연대 공동대표는 “위원 자격 요건이 상당히 엄격하고 대통령과 국회 추천으로 제한돼 있어 유명 인사와 원로, 또는 고위직 공무원과 대학교수 중심으로 구성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구 공동대표는 “위원 1/3을 유초중등교육에 15년 이상 종사하였거나 하고 있는 자로 명확히 규정하고, 국회와 대통령이 추천할 때 ‘국가교육위 교원 위원 추천위’를 구성해 일정 요건을 갖춘 교원단체 등에서 추천자 3~5배 수로 받아 그 중에서 추천하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전교조에서도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지명 5명, 시도교육감협의체 5명’으로 제안했다. 이렇게 해야 교육 현장의 전문적이고 현실적인 요구들이 반영된 장기적인 국가교육발전계획이 수립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교총도 별도의 위원 구성안을 제시했다. ‘대통령 지명 3명 및 국회 추천 9명, 시도교육감협의체 2명, 법률에 근거한 대학 관련 협의체 2명, 전국적 조직 및 일정 요건을 갖춘 교원단체 2명 및 학부모단체 2명’으로 총 20명으로 구성하자는 안이다. 한국교총은 또 위원장의 경우 교육계의 대표자란 위상을 생각할 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호성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위원장을 장관급이 아닌 부총리급으로 하고, 사무처장도 일반직 고위공무원이 아닌 차관급으로 해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위원회가 목표로서 상정하고 있는 ‘초정권적, 초정파적 사회적 합의기구’가 과연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도 있었다. 나명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대통령이나 국회는 교육 정책뿐만 아니라 제 정책을 내걸고 당선된 사람들이라, 교육 정책도 대통령과 정부가 펼쳐야 할 책임이 있다”며 대통령이나 국회가 국가교육위에 책임을 전가하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나 회장은 “위원 구성도 다양한 사회 집단으로부터 추천을 받는다고 하는데 명확한 기준이나 성격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적당히 사회적 타협의 모양을 만들어내는 기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나 회장은 또 “이번 정부안을 보면 명확한 교육철학이나 입장을 제시하지도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며 5·31 교육개혁안처럼 어떤 기본 원리와 구체적 안을 제시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경호처 ‘윤 찬양곡’에…원곡자 권진원 “이렇게 개사 되다니 당혹” 1.

경호처 ‘윤 찬양곡’에…원곡자 권진원 “이렇게 개사 되다니 당혹”

김성훈, 윤석열 생일 합창곡에 “친구가 축하노래 안 해주나” 2.

김성훈, 윤석열 생일 합창곡에 “친구가 축하노래 안 해주나”

공수처 “윤 구속영장 준비 마무리…서부지법에 청구할 듯” 3.

공수처 “윤 구속영장 준비 마무리…서부지법에 청구할 듯”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기한 밤 9시…오늘도 “조사 불응” 4.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기한 밤 9시…오늘도 “조사 불응”

[영상] ‘백골 공주’에 교육위원 사퇴 촉구…야당, 교과서 백골단 사진 제시 5.

[영상] ‘백골 공주’에 교육위원 사퇴 촉구…야당, 교과서 백골단 사진 제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