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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총리 “아이들 볼모 교육기관 자세 아냐…즉각 철회해야”

등록 2019-03-02 11:38수정 2019-03-02 11:42

부처·지자체 긴급회의…“강행하면 엄정 대처”
한유총은 “교육공안정국”이라며 강력 반발
학부모단체 “반교육적 교육농단 행위” 비판
개학연기 강행시 ‘유치원학부모총궐기대회’
2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개학연기 대응 긴급 관계부처·지자체 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개학연기 대응 긴급 관계부처·지자체 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개학 연기 투쟁에 대해 “개학연기를 즉각 철회하고, 공공성과 투명성을 갖춘 교육기관으로 당당하게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이 총리는 또 “법령을 무시하고 개학연기를 강행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법령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오늘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관계부처·지자체 합동회의를 열어 “유치원도 교육기관인데, 교육기관이 자기 이익을 위해 아이들을 볼모로 잡겠다는 교육기관의 자세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한유총이 에듀파인을 도입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유치원 3법’을 거부하며 개학연기 투쟁을 하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행동은 에듀파인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교육 당국은 보고 있다”며 “누구도 법령 위에 있을 수 없고, 뭔가를 주장하고 싶어도 법령을 지키면서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립유치원도 국민세금으로 이루어진 국가재정의 지원을 받고있는만큼 회계를 투명하게 하는 것이 납세자에 대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한유총의 처사에 대해 학부모를 포함한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사립유치원은 개학연기를 즉각 철회하고 공공성과 투명성을 가진 교육기관으로 돌아오라”고 주문했다. 또한 “교육부는 법적 조치까지를 포함하는 단계별 대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학부모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개학여부나 대체돌봄 같은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교육청과 지자체들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과 협력해 어린이집과 지역기관 같은 현장에서 돌봄이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정부의 강경 방침에도 한유총은 개학연기를 철회하지 않고 “교육공안정 조성”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유총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유은혜 장관은 취임이후 현재까지 법정단체 한유총의 정책건의와 대화요구에 단 한 번도 응하지 않고서 습관적으로 엄정대응, 강경대응, 형사고발 운운하는 협박과 겁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법률에 명확히 보장된 사립유치원의 운영권인 학사일정조정, 개학일자 결정, 졸업날짜 변경 사항이 중대한 불법인 것처럼 호도하면서, 행정감사와 형사고발 운운하며 겁박하고 있다”며 “이는 직권남용과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또 “엄연한 법정단체인 한유총을 북한정권보다도 더 비난하고 불통으로 일관하는 자세야말로 유은혜 장관이 장관직을 사퇴해야 할 정도의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유 장관은 당장 한유총과 대화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장했다.

한편, 아이들을 볼모로 한 한유총의 개학연기에 분노하는 학부모단체의 성명도 이어졌다. 지난해 사립유치원 비리사태 이후 △국공립유치원 증설 △사립유치원 비리근절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지난 12월 초 결성된 유치원 학부모 단체인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일부 유치원들의 개학연기는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유아교육을 사익추구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반시대적, 반교육적 교육농단 행위”라며 “실제로 개학연기가 되면 교육수요자이자 피해자로서 형사고발 등을 통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모든 시민단체들과 연대하여 “유치원들이 실제로 개학연기를 강행한다면 ‘전국 유치원 학부모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에 대해 국민적으로 규탄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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