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2일 서울교대 인문관에 성희롱 규탄 대자보가 붙어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에서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교육부가 특별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부는 14일 "서울교대 등 최근 성 관련 사건이 발생한 교대들을 우선하여 모든 교육대학교의 관련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교대, 경인교대, 광주교대 등을 시작으로 전국 교육대학교 10곳이 교육부의 특별 조사 대상이 될 예정이다.
최근 서울교대에서는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이 여학생들 외모를 평가하는 책자를 만들어 돌려보며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서울교대는 자체 조사를 벌여 남학생 11명에게 2∼3주 유기정학 징계를 내리고 12∼20시간의 상담교육 이수를 명령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사건에 연루된 현직교사 조사에 착수했다.
경인교대에서도 이른바 '남톡방'으로 불리는 남학생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성희롱 의혹이 폭로됐다. 폭로 글에 따르면 이 학교 체육교육과 남학생들은 대화방에서 특정 여학생이 성관계를 할 만한 대상이냐는 둥 성희롱을 놀이로 삼았다.
광주교대에서는 남학생이 수학여행 중에 화장실에서 동기 여학생을 불법촬영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남학생은 학우들에게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교대와 청주교대에서도 남학생들이 여학생 외모에 순위를 매겼다는 등의 폭로가 나왔다.
교육부는 각 교대들이 성 관련 사건이 벌어졌을 때 적절히 대응하는 절차를 갖고 있는지, 사건 처리 절차가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등 부적절한 점은 없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교대들이 학생들에게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이나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하고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비 초등교사인 교대생들이 그릇된 성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제보와 보도가 이어져 정부 차원에서 경각심을 갖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조사 방침과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