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경. 다음 로드뷰 갈무리.
직원의 자녀를 교직원으로 부정 채용하고 아들이 듣는 수업의 교수가 만든 시험문제 등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과기대) 교수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부장 박현철)는 허위공문작성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과기대 교수 ㄱ(51)씨와 ㄴ(59)씨를, 공무상비밀누설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같은 대학 교수 ㄷ(62)씨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직원 자녀 채용’과 ‘교수 자녀 특혜’ 등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23∼26일까지 조사반을 구성해 해당 사안을 조사하고, 같은 해 12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ㄱ씨와 ㄴ씨는 과기대 전 연구센터 행정직 직원인 ㄹ(51)씨로부터 ㄹ씨의 딸 ㅁ씨의 과기대 조교 채용을 청탁을 받았다. ㄱ씨와 ㄴ씨는 2017년 과기대 조교 채용 지원자의 면접심사표를 작성하면서 ㅁ씨가 1등이 되도록 다른 경쟁자들의 필기점수를 과락으로 조작하라고 당시 과기대 직원 ㅂ(33)씨에게 지시했다. ㅁ씨는 필요서류인 토익성적을 제출하지 않아 서류전형에서 다른 지원자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음에도 필기점수 23점(25점 만점)을 받아 최종 1등으로 과기대 조교로 채용됐다. 나머지 지원자는 서류전형에서 각각 5점과 10점을 받았다. 다만, 검찰은 ㅁ씨의 채용을 청탁한 ㄹ씨의 경우 청탁 사실은 인정되지만 구체적인 범행에 공모하고 기여한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무혐의 처분했고, ㅂ씨는 소속 학과장인 ㄱ교수의 지시에 따랐다는 점을 참작해 기소 유예 처분을 했다.
교수 ㄷ씨는 2014년 6월∼9월까지 과기대에 다니는 아들 ㅅ씨가 다음 학기에 같은 과 동료인 교수 ㅇ씨의 강의를 수강할 것에 대비해 ㅇ씨에게 2년치 강의 포트폴리오 등을 이메일로 받아 아들 ㅅ씨에게 줬다. 포트폴리오에는 교수용 강의록과 함께 이전에 냈던 시험문제와 학생별 채점 결과 등이 담겼다. 검찰 조사 결과, ㅅ씨가 응시한 모두 4번의 중간·기말고사 문제 가운데 50∼72%가 유출된 이전 시험문제에서 재출제됐다. 또한 ㅅ씨는 2년 동안 ㄷ씨의 담당강의 8개를 수강해 모두 에이플러스(A+) 학점을 받았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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