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양승태 첫 재판날, 임종헌 재판에선 “대법원장에 문제제기” 메모 공개

등록 2019-05-29 19:34수정 2019-05-29 19:41

임종헌 전 차장 재판에서 외교부 직원 메모 공개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외교부 직원들 질책하며
“개인적으로 사법부 접촉하고 대법원장에 문제제기하라”
다른 재판부에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첫 정식재판 열려

‘헌재 기밀 유출’ 현직 법관도 증인석에
“지금이라면 지시 거절… 후회하고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 3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러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 3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러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사법농단’ 연루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에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장에게 문제 제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외교부 사무관 업무일지가 공개됐다. 같은 날 다른 재판부에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첫 번째 정식 재판이 열렸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윤종섭) 심리로 열린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에서 정아무개 외교부 사무관의 업무일지 일부가 서증조사를 통해 공개됐다. 검찰이 공개한 업무일지에는 “외교부는 왜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았는가”, “넌페이퍼(작성자와 수신자를 표기하지 않은 외교문서)로 (외교부 의견) 전달해버려, 심포지엄 같은 거 해라”는 문구와 함께 “개인적으로 사법부도 접촉하고, 대법원장에 문제제기”라고 적혔다. 검찰 설명에 따르면, 이는 2013년 9월 주철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주재 회의에서 주 수석의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관련 발언을 정 사무관이 받아적은 것이다.

당시 주 수석 주재회의에 참석했다는 강정식 당시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은 이날 증인신문에 출석해 “‘대법원장 문제제기’ 이런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청와대로부터 사법부에도 적극적인 접근을 하라고 지시받은 적이 있다”, “적극적으로 일하라는 꾸중을 많이 들은 기억이 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업무일지에 “주(주철기) - 심포지움 같은거 해라” “강(강정식) - 예스. 내일도 대법관 한명 만나기로, 재판연구관 인포멀한(비공식적인) 모임 모색중”이라 적힌 부분을 제시하자, 강 전 국장은 “양창수 대법관을 만나기로 한 것을 두고 그렇게 적은 것 같다. 하지만 강제징용 사건과는 전혀 관련 없는 만남이었다”고 답했다.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헌법재판소에 파견됐던 최희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도 진행됐다. 최 부장판사는 2015년 2월부터 3년 동안 헌법재판소 부장연구관을 지내면서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헌재 내부 자료를 빼내 행정처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최 부장판사가 보낸 자료 일부가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 지시를 받아 헌재 문건을 행정처에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검찰이 “임 전 차장이 김앤장으로부터 사건 정보를 문의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느냐”고 묻자 최 부장판사는 “전혀 알지 못했다. 우리 법원은 정의로운 것으로 생각했다. 당시 대법원 판결과 헌재 결정 사이에 모순되는 것이 있어 (임 전 차장이) 염려되어 보내달라는 정도로만 추측했다”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및 이정미 헌재 재판관의 후임 지명 등에 대한 정보를 행정처에 전달한 사실도 인정했다. 그러면서 “3년간 근무하면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전화 받은 건 임 전 차장이 유일하다. 저한테까지 전화해 업무와 관련해 묻는 건 아주 예외적인 일이라 (지금도)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검찰이 “임 전 차장 지시가 부당하니 거절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느냐”고 묻자 최 부장판사는 “지금이라면 거절했을 거 같다. 현재 같으면….후회가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검찰 조사 당시에도 “최고 선임으로서 상급자 지시에 부득이하게 응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고려해 달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다른 재판부에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첫 번째 정식재판이 열렸다. 한때 사법부 서열 1·2위였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피고인석에 나란히 섰다. 이들은 “엄청난 반역죄를 행한 듯한 검찰 공소사실은 소설” “재판 거래, 사법농단이라는 말잔치”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