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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바이오복제약 4년 키운 삼성전자, 에버랜드쪽 넘겨 이재용 밀어줬다

등록 2019-08-07 04:59수정 2019-08-07 07:52

2011년 세운 삼바보다 앞서
2008년 치료용 항체 개발 착수
2012년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에버랜드 손자회사 삼성에피스로 매각
유망사업 몰아준 의혹 일어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삼성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개발 사업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2008년에 삼성전자 주도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사업이 어느 정도 결실을 보자, 이를 갓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에 넘겼다. ‘이재용 밀어주기’ 일환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소속 삼성종합기술원은 2008년 10월 치료용 항체 개발에 착수했다. 이듬해 7월에는 국가 과제였던 ‘신성장 동력 스마트프로젝트’ 26개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복제약 제품군 개발’ 분야 주관기관으로 삼성전자가 선정되기도 했다. 같은 시기 삼성의료원도 삼성전자 투자를 받아 바이오복제약 개발에 나섰고, 2009년에는 국제 컨설팅사인 맥킨지에 18억원을 주고 바이오복제약 관련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는 2011년 4월 바이오복제약 위탁생산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세우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삼성그룹의 바이오복제약 사업 연원이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감을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2008년부터 바이오복제약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2012년을 기점으로 특허가 끝나는 초대형 바이오의약품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허가 만료돼야 복제약을 팔 수 있는데, 효능은 비슷하고 가격은 평균 30%가량 싸기 때문에 시장 전망이 좋았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2년께 림프종 치료제 ‘리툭산’의 바이오복제약의 ‘임상1상’ 개발 단계에 이르렀고, 류머티즘성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의 바이오복제약 세포주 개발도 완료했다. 이 밖에 레미케이드, 휴미라, 허셉틴 등 바이오복제약 5종의 개발도 동시에 진행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삼성에피스 설립 직후인 2012년 3월, 개발 자산 전체를 삼성에피스로 넘겼다. 삼성전자로서는 독점 개발하던 유망 사업을 삼성에버랜드(옛 제일모직, 현 삼성물산)와 나눠 갖게 된 셈이다. 삼성에피스는 삼성에버랜드의 손자회사다. 결과적으로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복제약 사업을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25.1%)로 있던 삼성에버랜드 쪽에 사실상 몰아준 것이다. 매각금액은 기대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투입원가 수준인 460억원가량이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헐값에 주요 미래 사업을 넘긴 셈이어서, 배임 의혹도 제기된다.

홍순탁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는 “삼성전자가 바이오복제약을 개발하고 사업화했으면, 삼성바이오를 삼성전자의 100% 자회사로 해야 했다”며 “바이오 사업과 관련 없는 삼성에버랜드 쪽에 개발 성과를 넘긴 것은 (에버랜드 최대주주였던) 이재용 부회장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에피스 설립 전인 2008년부터 삼성전자가 바이오 사업을 진행하고 일부 성과를 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2015년 이전에는 콜옵션 가치 평가가 안 돼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삼성 쪽 주장은 더욱 설 자리가 좁아졌다. 앞서 검찰 수사에서도 2011년 말께 옛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바이오젠의 ‘콜옵션’ 가치를 평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런 계산이 가능했던 것은 삼성이 이전부터 바이오복제약 사업을 꾸준히 준비해왔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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