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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조국 장관 임명으로 ‘퇴로’ 잃은 검찰…수사 결과에 명운 달려

등록 2019-09-10 19:25수정 2019-11-10 17:22

법적 책임 물을 혐의 입증이 관건
문 대통령 “본인 위법 없다” 강조
명백한 혐의 못 밝히면 사면초가
추가 압수수색으로 수사 강도 높여
펀드 투자처 대표·제수 집 압색
패스트트랙 직접 수사가 변수로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0일 이른바 \'조국 가족펀드\'의 투자처인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 최아무개 대표의 서울 노원구 집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0일 이른바 \'조국 가족펀드\'의 투자처인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 최아무개 대표의 서울 노원구 집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는 순간 ‘퇴로’를 잃은 곳이 있다. 검찰과 윤석열 총장이다. 수사 대상인 ‘피의자’가 자신들을 직접 지휘하는 장관이 된 만큼,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 결과에 검찰의 명운이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이 지난달 27일 조 장관 관련 의혹 강제수사에 나섰을 때만 해도 임명을 장담하는 전망은 많지 않았다. 피의자 신분으로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전례가 없는데다,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정권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적절한 시점에 ‘정리’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검찰 고위직 출신 한 변호사는 10일 “후보자 신분에서 사퇴했다면 검찰로선 배우자 불구속 기소 등 선처의 여지가 생겼겠지만,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사라졌다”며 “검찰은 이제 윤 총장의 거취까지 걸고,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밝히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 한 간부도 “대통령이 조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없다’고 했는데, 이는 검찰이 그런 행위를 밝혀내지 못하면 섣부른 정치개입 책임을 묻겠다는 말도 된다”며 “최선의 수사 말고는 검찰의 퇴로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관건은 검찰이 조 장관에게 직접 법적 책임을 물을 만한 혐의를 밝혀내느냐다. 수사 결과가 이에 근접하면 ‘살아 있는 권력’도 주저없이 겨눴다는 평가와 함께 거센 비난 여론도 잠재울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검찰은 거센 역풍에 휘말리며 ‘사면초가’에 놓일 공산이 크다. 여권과 그 지지층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조 장관과 직결된 범죄 혐의가 드러나지 않으면 윤 총장이 자리를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검찰개혁 요구도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당은 조 장관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특별검사 도입과 국정조사의 고삐를 바짝 죌 것이다. 이미 정의당을 제외한 야 4당은 특검과 국정조사 카드를 거론하며 검찰 압박에 들어갔다.

변수 가운데 하나는 검찰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지정 안건) 사건 직접 수사를 하게 됐다는 점이다.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검찰은 이날 사건을 송치받았다. 이 사건 피고발인(피의자)은 국회의원 109명(민주당 35명, 한국당 59명, 바른미래당 1명, 정의당 3명)을 포함해 모두 121명에 이르고, 여야가 망라돼 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패스트트랙 사건을 본격 수사하면 여야 모두에 칼을 겨누는 형국이 된다”며 “조 장관 수사로 인한 비난을 잠재우는 것은 물론 검찰이 ‘정치권 정화자’로 국민적 지지를 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추가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 강도를 한층 높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조 장관 일가가 14억원을 투자한 이른바 ‘조국 가족펀드’의 투자처인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 최아무개(54) 대표의 집을 압수수색해 회사자금 흐름과 관련한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최씨는 지난 9일 구속영장이 청구돼 1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위장 증여(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조 장관 동생의 전 부인 조아무개(51)씨의 부산 집도 압수수색했다.

강희철 선임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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