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망언으로 논란이 된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으로 재직하던 때의 모습.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수업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연세대 학보사와의 인터뷰에서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를 하는데 사과할 일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교수는 24일 연세대 학보사 <연세춘추>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를 파렴치한 인간으로 몰고가는 게 억울하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발전사회학 수업 나온 발언과 관련해 “‘궁금하면 (학생이) 한번 해볼래요?’라는 말에서 ‘조사를’이라는 목적어를 쓰지 않았을 뿐인데, 매춘을 권유했다고 해석하고 나를 파렴치한 인간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발전사회학 수업에서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갔다는 것인가’라는 학생들 질문에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되물은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류 교수는 또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하며 “여자가 피해를 주장하면 문제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 입장에서 그렇게 느낄 수 있지 않았겠냐’는 물음에 류 교수는 “그렇게 느꼈다면 할 말이 없다”며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것이 여자가 피해를 주장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에게 사과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하는데 나는 사과할 일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류 교수는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의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니다”는 주장도 거듭 반복했다. 류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위안부는 강제로 동원됐다’는 것이 보편적인 국민 정서나 학계 설명”이라며 “그러나 새로운 연구 결과들이 위안부는 민간에서 벌어진 매춘의 성격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여성들에게 자발성이 있었다고 보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답하며 “그 당시에는 그만두기 더 어려웠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영훈 전 교수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학문과 양심의 자유”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열린 제 1406차 수요집회에 참가한 이들도 류 교수 발언을 규탄하고 나섰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인사들이 (일본 극우 세력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며 “그런 분은 학생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사무총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도 “류 교수 발언은 일본 우익들이 주장하는 발언과 논리가 같다”며 “강의실 안에서 인권훼손과 혐오발언을 해도 되는 건인가, 기본적으로 교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장살루스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수녀도 “한 대학 교수가 할머님께 망언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여러분들보다 역사의식이 낮다”고 비판했다.
김민제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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