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9월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관련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안희정은 유죄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하늘을 향해 던지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을 폭로해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판결을 끌어낸 김지은씨가 올해 참여연대 의인상을 받는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한겨레>에 “김지은씨가 ‘2019 참여연대 의인상’ 수상자 4명 중 1명으로 선정됐다”고 최근 밝혔다. 김지은씨는 지난해 3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로 일할 당시 있었던 안씨의 성폭력 범죄를 폭로해 직장 내 성폭력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국내 ‘미투 운동’에 불을 붙였다. 안 전 지사는 업무상 위력을 활용해 김씨를 간음하거나 강제추행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된 뒤 지난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공대위)에서 김씨를 지원해온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수상 소식을 두고 “김지은씨는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인사에 대한 피해를 고발하기도 했지만, 폐쇄적인 공무원 조직 내부의 불평등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도 어려움을 딛고 내부고발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의인상 수상은 시민단체가 김지은씨의 활동을 인정하고 지지한다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이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2010년 공익제보의 가치를 되새기고, 공익제보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를 표하고자 의인상을 제정해 해마다 12월에 시상한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김지은씨는 지난해 수상자였지만, 지난해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수상자 명단에 넣지 못했다. 시상식엔 참석하지 않고 ‘공대위’가 대리 수상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올해 참여연대 의인상 시상식은 오는 6일 저녁6시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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