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내려다본 서울 도심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년에 견줘 16%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눈 대신 비가 자주 오는 등의 기상 여건에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도입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2일 발표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추진 상황’을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전국의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6㎍/㎥로 최근 3년 같은 기간(31㎍/㎥)과 견줘 약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좋음’ 일수는 지난해 열흘에서 올해 20일로 2배 늘었고, ‘나쁨’ 일수는 24일에서 21일로 13% 감소했다. ‘고농도’ 일수는 11일에서 이틀로 80%가량 줄었다. 초미세먼지 시간당 최고 농도는 199㎍/㎥로 지난해(278㎍/㎥)보다 약 28% 감소했다.
환경부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든 주요한 원인으로 기상 조건을 꼽았다. 올겨울 기온이 따뜻하고 대기 정체가 많았으나, 눈 대신 비가 많이 내리고 동풍이 많이 불어 고농도 미세먼지가 줄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시행하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계절관리제 추진 실적을 토대로 모델링한 결과, 계절관리제 시행 뒤 전국적으로 0.2∼1㎍/㎥의 초미세먼지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석탄발전소와 제철소 등이 있는 충남·전남·경북 지역에서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발 미세먼지가 줄었는지에 대해선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국 생태환경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중국 337개 도시의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를 보면, 지난해 대비 약 3% 감소했으나 한국과 가까운 베이징, 톈진, 허베이 주변 지역 평균농도는 되레 10.2% 올랐다. 중국 대기오염방지연합센터 역시 지난달 12일 “코로나19는 수송·경공업 등에만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석탄화력발전·철강 등 배출량 많은 업종은 계속 운영해 지난 1월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발생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2월 초미세먼지 상황은 중국 정부가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중국 내 초미세먼지 배출량 변화와 그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세먼지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3월 관리 강화 대책’으로 가동 정지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기존 8∼15기에서 21∼28기로 확대하고, 나머지 발전소도 최대 37기까지 출력을 80%로 제한하기로 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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