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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장] 일제히 문 연 체육시설 “간격 넓히고 조심조심”

등록 2020-04-20 18:17수정 2020-04-20 20:54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첫날 풍경]
수영장선 스노클 낀 회원들
요가 수강생 마스크 안 벗고
소독·환풍대장 기록해 점검도
태권도장은 10명 정원제 수업
코로나19 확산으로 두 달동안 중단됐던 병역판정검사가 재개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대상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신체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두 달동안 중단됐던 병역판정검사가 재개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대상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신체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20일 새벽 6시30분께 서울 종로구의 한 수영장은 이른 시간에도 회원들로 북적였다. 5개의 레인에선 레인마다 4~5명의 회원이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고령층도 많이 눈에 띄었다. 70대로 보이는 한 여성회원은 “오늘 우리 모임 회원 8명이 올 것”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코로나19 발발 전인 1월에 견줘 이용자가 20% 가량 줄긴 했지만 2주간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직후임을 고려하면 뜻밖의 ‘성황’이었다. ‘스노클’(잠수용 대롱)을 껴서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회원들도 여럿이었다. 스포츠센터의 상담 직원은 “오늘부터 정상영업을 하는데 아직 잘 모르거나, 코로나19 걱정 때문에 못 오는 회원도 꽤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종교·유흥·실내체육시설과 학원 등 4대 집단시설에 대한 ‘운영중단’ 권고를 ‘운영제한’ 권고로 완화했다. 집단감염 위험이 크다고 본 시설들이다. 업주들은 반가운 표정으로 일제히 문을 열었고, 거리두기에 지쳤던 시민들은 체육시설을 찾아 움츠린 몸을 폈다. 대신 출입 전·후 발열체크, 사람 간 간격 유지, 공용물품 사용 금지, 환기 등 ‘방역지침’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월 하순부터 휴업했다가 20일 다시 문을 연 서울 마포구의 한 요가학원은 건물 입구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모든 방문자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었다. 강사를 포함해 20명이었던 수강인원은 10여명으로 조정해 서로 2m 가량 거리를 둘 수 있게 했다. 모든 수강생은 요가를 하는 내내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이 요가학원의 한 수강생(32)은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 됐는데, 거리를 두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수업을 보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상을 회복하기엔 이른 때인 만큼 업주들과 시민들에게선 긴장감이 느껴졌다. 서울 서초구에서 검도 도장을 운영하는 김정권(37)씨는 “회원이 120명 정도 되는데 오늘 다시 오겠다고 한 회원은 20~30명 정도다. 다른 도장들에도 10명 안팎만 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영업 재개에 앞서 방역 태세를 철저히 갖췄다. 출입대장은 물론이고, ‘소독대장’, ‘환풍대장’까지 만들어 소독시간과 환풍 시간을 꼼꼼히 점검하는 중이다. 검도를 할 때 호구를 쓰면 마스크를 끼기 어려운 만큼 안면 보호필름을 따로 사서 이물질이 튀지 못하도록 입 앞을 막아뒀다.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표된 지난 2월18일 이후 문을 닫았던 한 대구지역 태권도장도 이날 석달만에 문을 열었다. 주로 중·고교생이 찾는 이 태권도장의 관장 ㄱ씨는 “2m 거리를 두면서 10명 정원제로 수업을 하려 한다. 부모님들이 아직 불안해 하시니 석달 전에 견줘 20~30%만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계기로 쉬면서 노후된 곳을 정비했다. 힘들지만 정비해가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운영중단’ 권고 대상은 아니지만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분위기에 따라 재택근무를 하던 업체들도 출근을 재개하고 운영을 중단했던 모임들도 열리는 모양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오랜만에 출근하니 괴롭다”거나 “설렌다”는 직장인들의 소회가 잇따라 올라왔다. 50명의 단원이 모인 한 사회인 오케스트라의 단원은 “25일부터 50명의 단원을 4개 부문으로 나눠, 10여명씩 연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스크 착용이 불가능한 관악기를 제외한 모든 단원은 마스크를 끼고 연습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채윤태 전광준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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