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석천(49)이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지금 당장 용기를 내서 검사에 임해달라”고 호소했다.
홍석천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성소수자는 자신의 정체성이 가족, 지인, 사회에 알려지는 게 두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아웃팅’(성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강제로 공개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본인과 가족,사회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다. 다행히 ‘익명 보장’ 검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역 당국과 의료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쏟은 그동안의 힘과 노력이헛되지 않게 지금 당장 용기를 내서 검사에 임하길 간곡히 권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석천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 중 성소수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클럽 방문자들이 신분 노출 때문에 검사를 꺼린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이날 성소수자 단체들은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를 꾸리고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 대응, 검진 독려, 방역당국과의 직접 소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 성소수자들은 코로나19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길 바라고 있으며, 방역당국과 소통하며, 검진에 방해가 되는 걸림돌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책본부는 “우선 보건당국과 소통하고 협력을 모색하며 이태원 및 강남 방문자들이 검진을 받고 자가격리를 하는 과정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함으로써 자발적으로 검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단체별로 흩어져 있는 관련 상담을 확대하고 매뉴얼을 제작, 배포해 지원할 계획이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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