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 아빠 “음해성 공격은 ‘인격살인’…오해 조속히 풀리길”

‘민식이법 과잉처벌’ 주장 속 숨진 김군 가족 향한 음해까지 잇따라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인 고 김태호, 김민식, 이해인의 부모가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3월 시행된 ‘민식이법’ 과잉처벌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숨진 김민식군의 가족을 향한 음해성 공격까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막으려 백방으로 뛰었던 김군의 부모에게 되레 비난이 돌아온 것이다. 민식군의 아버지 김태양씨는 “민식이법 개정을 통해서 많은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렇게 많은 공격을 받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15일 <한겨레>의 인터뷰 요청에 서면으로 답변을 보내 “인터넷 상에서 악의적으로 공격하시는 분들 때문에 지옥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며 “굳이 (댓글을) 다셔야 한다면 제대로 알고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14일 “민식이 부모가 가해자쪽 보험사에 7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한 유튜버(생각모듬찌개)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다. 이 유튜브 출연자들은 민식군의 부모가 ‘일진’ 출신이라는 등 확인되지 않은 인신공격성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40만회를 넘겼다.

김씨는 “민식이법 개정을 통해서 많은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렇게 많은 공격을 받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민식이법에 대한 오해가 조속히 풀리고 자세한 처벌 대상에 대한 규정이 잡혀서 운전자들도 피해받지 않고 아이들도 안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14일 고소 사실을 밝히며 내놓은 입장문에서도 김씨는 “대체 무슨 목적으로 우리 민식이와 유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극심한 고통을 주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것은 인격살인이다”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개정돼 지난 3월25일부터 시행된 민식이법(개정 도로교통법,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스쿨존에 신호등과 단속 카메라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13살 미만 어린이를 사망하게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상해를 입히면 1년 이상~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상~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을 두고 “운전자에게만 과하게 책임을 과하게 지운다”는 목소리가 잇따르지만 경찰은 무조건 엄중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따라 신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앞서 5일 “스쿨존 규정속도인 시속 30㎞ 미만을 지키는 것과 어린이를 위한 운전자의 안전운전의무 등 두 가지를 모두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처벌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