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그룹의 불법 대출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그룹 유준원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상상인그룹의 주가 방어를 도운 혐의를 받는 검사 출신 박아무개 변호사의 구속영장도 함께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김형근)는 17일 상상인 저축은행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행위) 등의 혐의로 유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그룹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해 주가 방어를 도운 의혹을 사고 있는 박 변호사는 자본시장법의 시세조종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친인척이 운용하는 펀드가 인수한 회사에 특혜 대출을 해주고, 법정 한도를 초과해 개인대출을 해준 의혹을 받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2018년 7월, 2차 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에 전환사채(CB)를 담보로 100억원을 대출해줬다. 더블유에프엠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아무개씨가 총괄대표를 지냈던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한 회사다. 당시 상상인그룹은 골든브릿지증권 인수에 나섰는데, 유 대표가 조 전 장관 쪽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한 편의 제공을 기대하고 대출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박 변호사는 친분이 깊은 유 대표가 2018년 골든브릿지 증권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고 자신의 상상인그룹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무렵 상상인그룹 주가를 방어하고 유 대표의 골든브릿지증권 인수를 도우려고 수백억원 상당의 이 그룹 주식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변호사와 검찰의 유착 의혹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검사 출신인 박 변호사가 평소 친한 검사들과의 관계를 활용해 2012년 유 대표의 주가조작 사건 개입 수사를 무마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 대표와 박 변호사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9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김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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