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세살이던 1977년 겨울, 서울 강서구에서 가족과 헤어진 강미정 어린이가 40대 중반의 여성으로 지금 어디에선가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서러운 희망, 만 네살이던 1984년 7월 경남 밀양시에서 실종된 정문철 어린이도 장성한 어른이 되어 그 뿌리를 찾고 있을 것이란 애타는 바람은 오래된 사진처럼 쉬이 빛바랠 수 없었을 게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에스컬레이터는 퇴근길 사람들을 태우고 바삐 움직인다. 찰나의 시선이라도 닿기를 바라는 간절한 외침이 그들 곁, 그곳에 있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