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홍영 검사 유족 “피의자 처벌 중요” 수사심의 부의 촉구

부의심의위 개최 하루 전 의견서 공개
“검찰 조직문화 개선 등 관점에서 필요”

고 김홍영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41기)들이 2016년 7월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e-mail]

상관의 폭언·폭행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홍영 검사의 유족이 “검찰 조직문화 개선과 형사사법 절차의 공정성 관점에서 피의자 처벌 여부는 중요하다”며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부의를 촉구했다.

유족 쪽 법률대리인단은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오는 24일 열리는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에 제출한다고 23일 밝혔다. 부의심의위는 고 김 검사 사건을 대검 수심위에 안건으로 올릴지 결정한다. 앞서 대리인단은 지난 14일 “올해 3월 고발인 조사를 한 뒤 별다른 수사 진척이 없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수심위 소집을 신청했다.

대리인단은 이날 공개한 의견서에서 “이 사안은 검찰 조직 내에서 벌어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라며 “관련 형사 절차와 관련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부의가 이뤄진다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경종을 울려 인권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리인단은 “검찰의 조직문화 개선 관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검사의 자긍심과 명예회복의 관점, 형사사법 절차의 공정성 관점에서도 피의자에 대한 처벌 여부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리인단은 의견서에서 고 김 검사의 아버지가 대리인 쪽에 전한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그는 이 메시지에서 “지난해 11월 고소된 사건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처리할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검찰의 감찰보고서와 그 후 법원의 해임 결정 판결 등 여러 가지 조사 자료가 충분한 사안인데도 이렇게 장기간 (검찰이) 미적거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유족으로서 이해가 가지 않고 의심스럽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에 와서 유족 쪽 참고인 조사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심히 괴롭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에 근무하던 고 김 검사는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6년 7월 고 김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하자 대검은 감찰을 실시해 그의 상관이었던 김대현 전 부장검사의 상습적인 폭언·폭행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법무부는 그해 8월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했다. 하지만 김 전 부장검사는 변호사 등록 제한 기간 3년이 지난 지난해 8월 자동으로 변호사 등록이 됐다. 대한변협은 형사처벌 없이 해임된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근거가 없자 그를 강요와 폭행·모욕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가 수사하고 있다.

김정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