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기 전 한겨레신문사 사장이 12일 오후 2시께 별세했다. 향년 79.
고인은 1975년 박정희 정권의 언론탄압에 맞선 대표적 언론민주화 운동인 자유언론실천선언에 참여했다가 <조선일보>에서 해직된 뒤 줄곧 언론민주화 운동을 벌여왔다. 특히 그는 1988년 한겨레신문사 창간을 발의한 주역 중 한명으로, 새 신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혁신적인 실험과 파격적 발상의 전환으로 창간 실무를 주도했다.
1941년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1965년 <조선일보>에 입사한 뒤 한국기자협회 조선일보 분회장을 지냈고, 재직 시절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직됐다. 1980년 민주화 운동 인사들을 체포하려는 전두환 신군부의 계엄령하에서 수배돼 장기간 도피생활을 하기도 했다.
출판사 ‘두레’ 및 컴퓨터 관련 회사 ‘화담기술’ 등을 창업했던 고인은 1987년 새신문 창간사무국장으로 <한겨레> 창간을 주도한 뒤 초대 상무이사를 지냈다. 그는 한겨레 창간 과정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국민주 모금 방식을 주도하고, 납활자 방식이 아닌 한국 최초의 시티에스(CTS·컴퓨터 편집조판) 신문 제작 방식을 도입하는 등 혁신을 이끌기도 했다.
한겨레 퇴직 뒤에는 신세기통신 대표이사 등 대기업 경영을 맡기도 했으며, 이후 2005년 3월 다시 한겨레신문사에 돌아와 2007년 2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2007년부터는 대산농촌재단 이사장으로 근무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차경아씨, 아들 진형씨와 딸 재은씨, 며느리 손수안씨와 사위 전치형씨가 있다. 장례는 한겨레신문사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1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지며, 발인은 15일이다. (02)3010-2000.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