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앞에서 민생경제연구소와 시민연대 함께 소속 인사들이 ‘박덕흠 의원 사퇴와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생경제연구소 제공
일가 건설사가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수천억원대의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채용·입찰비리 의혹 등에 휩싸인 박덕흠 무소속 의원(충북 영동·옥천·보은·괴산)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단체가 집회가 열렸다. 박 의원에 대한 고발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이날 2차 고발인 조사를 벌였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앞에서 민생경제연구소와 시민연대 함께가 개최한 ‘박덕흠 의원 사퇴와 엄벌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박덕흠 의원은 국정감사장에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런 사람이 혈세를 탕진하면서 국회의원 하고 있으면 안 된다.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으로 검찰과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벌일 것을 촉구한다”며 “지난 일요일에도 지역구 주민 100여분이 모여서 박 의원에 대한 엄벌과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박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게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연대 함께의 김기태 변호사는 “너무 배가 고파서 달걀 18개를 훔친 이른바 ‘코로나장발장’ 분이 어제 1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재건축 관련 법률인 부동산법을 통과시켜 시세차익만 73억원을 얻은 박덕흠 의원은 지금 피고발인 조사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손해만 봤다고 뻔뻔하게 얘기하고 있다. 코로나장발장이 1년이라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개혁법안을 무력화하고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의 공사를 따낸 박덕흠 의원은 몇년 형을 선고받아야 하냐”고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국회 역사상 사상 최악 이해충돌 ‘박덕흠 게이트’ 전면 수사하라!’ ‘검찰은 박덕흠 의원과 가족회사들의 온갖 범죄 의혹 철저히·대대적으로 수사하라!’ ‘단군 이해 최악의 이해충돌 특혜 수주 대규모 채용비리 의혹 박덕흠 의원 즉각 사퇴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청 광수대는 안 소장을 불러 2차 고발인 조사를 벌였다. 박 의원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은 모두 3차례에 걸쳐 이뤄졌는데, 공직자윤리법과 직권남용죄, 포괄적 뇌물죄 등 두 건의 고발은 서울청 광수대가, 채용·입찰 비리 의혹 등 한 건 고발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중에 있다.
앞서 박 의원은 국회 국토건설교통위원과 간사 등을 지낼 때, 가족 건설사가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수천억원의 관급공사를 따내 촤악의 이해충돌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박 의원 가족 회사인 것을 모르기 힘든 피감기관들이 대놓고 공사를 몰아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박 의원은 국토위원 5년 동안 입찰담합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과 부실공사업체 영업금지 연장 등의 개혁법안을 거세게 반대해 무력화한 전력이 드러나면서, 자신을 포함한 건설업계의 이해만을 위한 입법활동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대한전문건설협회장 등을 지낼 땐, 조카와 일가기업 자녀, 출신학과 교수의 딸 등을 협회 직원으로 채용해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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