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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추 또 초강수…김봉현 3일 조사 토대로 라임수사서 ‘윤 배제’

등록 2020-10-19 21:02수정 2020-10-20 02:45

추 장관, 석달만에 수사지휘권 발동

감찰서 확인한 김봉현 진술 토대로
라임 연루 야권 인사·검사 향응
수사 누락 ‘부적절한 지휘’ 판단
윤대진 친형 사건도 수사지휘 포함

대검 “펀드사기 철저 단죄를”
무더기 수사지휘 비판 목소리
“여권 인사 수사 진행중인데
수사 지휘 결과 납득하겠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검찰 안팎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강수’였다. 법무부 관계자조차 “문구 그대로”라며 말을 아꼈다.

추 장관이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 및 감독권을 박탈한 사건은 총 5가지다. 라임 관련 1건, 윤 총장 가족 관련 3건, 윤 총장 측근으로 꼽혔던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친형 관련 1건이다. 추 장관은 “라임 사건 관련 여야 정치인 및 검사들의 비위 사건을 포함한 총장 본인과 가족, 측근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수사지휘서에서 라임 사건과 관련해 윤 총장 지휘권을 배제한 배경은 법무부가 전날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조사 뒤 내놓은 감찰 결과와 문구가 거의 동일하다. 추 장관은 “검찰 출신 변호사가 구속 피고인에게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고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 총장에게 보고하여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며 회유·협박했다는 의혹, 검찰총장이 수사팀 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검사장 출신 유력 야권 정치인에 대한 구체적 비위 사실을 직접 보고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보고가 누락되는 등 사건을 제대로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현직 검사들의 향응 접대 및 금품 로비 의혹도 구체적 제보를 받고도 관련 보고나 수사가 일절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라임 외에 윤 총장과 가깝게 지냈던 윤 부원장의 친형 사건도 수사지휘서에 포함됐다. 용산세무서장 시절 금품수수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다가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하고 불기소 처리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7월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 이어 석달 만에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발동되자 오히려 담담한 태도다. 대검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수용하며 “수사팀은 검찰의 책무를 엄중히 인식하고, 대규모 펀드 사기를 저지른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세력 모두를 철저히 단죄함으로써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검은 윤 총장이 추 장관의 가족 관련 사건 수사지휘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애초부터 가족 관련 사건 수사에 대해 개입하거나 보고를 받지도 않았기 때문에 따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라임 사건을 계기로 한 추 장관의 무더기 수사지휘에 검찰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추 장관은 총장 역할을 하고 싶은 것 같다. 어차피 총장은 일선 사건 내용을 세세히 보고받아 지시하지 않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윤 총장의 지휘감독 없이 수사가 진행될 경우 수사 결과에 따른 책임을 법무부가 전부 지게 된다. 여권 인사들 수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으로 라임 사건 등을 추 장관이 지휘하면 누가 그 결과를 납득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서에서 마치 수사결과를 발표하듯 사실관계를 기정사실화한 것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추 장관은 윤 총장 부인 관련 사건을 ‘㈜코바나 관련 협찬금 명목의 금품수수 사건’으로 단정해 ‘의혹’이란 단서도 달지 않았다. 라임 사건은 ‘검사, 정치인들의 비위 및 사건 은폐, 짜맞추기 수사 의혹 사건’으로 분류해 김 전 회장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인용했다. 검사 3명을 상대로 한 술접대 의혹은 현재 이 만남을 주선했다는 검사 출신 이아무개 변호사와 김 전 회장 진술이 엇갈리는데도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고 수사지휘서에 적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범죄사실에 관련된 내용은 추상적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무부 장관이 피의사실을 확정하듯 수사지휘서에 쓰면 수사하는 검사들에게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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