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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쏟아진 ‘핼러윈’ 인파, 재확산 ‘기폭제’ 우려

등록 2020-11-01 20:07수정 2020-11-02 02:42

방역당국 ‘모임 자제’ 당부에도
이태원·홍대 등 발디딜틈 없어
클럽 문 닫자 라운지바·포차로
마스크 미착용·QR 인증 기피도
시민들 “이렇게 붐빌줄이야” 우려
핼러윈데이인 31일 저녁 서울 이태원거리가 축제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핼러윈데이인 31일 저녁 서울 이태원거리가 축제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방역당국의 ‘모임 자제’ 당부에도 ‘핼러윈데이’였던 지난 31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는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지난 5월에 이어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대유행을 우려한 서울시와 경찰이 특별점검에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식당과 클럽 등이 밀집한 거리는 저녁 7시께부터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8시가 넘자 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이태원 지하철역을 나가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였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이태원의 주요 클럽들이 핼러윈 기간인 주말 동안 자진휴업 방침을 밝혔지만, 라운지바와 헌팅포차 등 술집들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인기가 많은 술집에는 수십명이 대기줄을 서서 입장 순서를 기다렸다. 술집 직원들은 입구에서 마스크 착용, 테이블 간격 유지 등 방역 지침을 안내했다. 하지만 많은 손님들이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술을 마셨다.

축제를 즐기러 나온 이들은 대부분 핼러윈데이 이후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대학생 오아무개(23)씨는 “집단감염 위험은 (이태원뿐 아니라) 지하철, 식당 등 다른 곳도 다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태원만 언론에서 공격당하는 느낌이다. 어디든 조심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페이스페인팅 노점을 운영하는 ㄱ씨는 “분장받는 손님만 잠시 마스크를 내리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했다.

방역지침을 무시하는 이들도 있었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벗고 흡연을 하던 송아무개(26)씨는 “위험할 수 있다는 뉴스를 봤지만 조심하면 괜찮겠지 싶었다”며 “군대에서 전역했는데 (코로나19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고 취업공고도 많이 안 나와서 답답해서 나왔다”고 했다. 거리에는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이들이 많았다.

핼러윈데이인 31일 저녁 축제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이 서울 이태원거리 골목길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핼러윈데이인 31일 저녁 축제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이 서울 이태원거리 골목길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정보무늬(QR코드) 인증을 노골적으로 피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는 이태원 중심가 양 끝에 몸을 소독하고 체온을 측정한 뒤 큐아르코드 인증을 할 수 있는 ‘방역 게이트’를 설치했지만 실제 이용하는 건 일부에 불과했다. 다른 길목으로 돌아가는 방법 등으로 검사를 피하는 이들도 많았다. 일부 술집에선 손님이 많다는 이유로 큐아르코드 인증이나 수기 출입명부를 소홀히 관리했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이후 방역당국이 클럽 등 고위험시설에 큐아르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도록 한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은 듯했다. 당시 확진자가 속출한 클럽 방문자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없어 당국은 확산경로를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시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태원의 한 쇼핑몰 청소노동자 ㄴ씨는 <한겨레>에 “뉴스에서 위험하다고 하도 여러번 말하길래 올해는 사람이 좀 적을까 했는데, 이렇게 거리가 붐빌 줄 몰랐다”며 “마스크도 쓰지 않은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이곳이 위험해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31일 밤 10시부터 1일 새벽 6시까지 이태원과 강남, 홍대입구역 등 주요 번화가 주변의 클럽과 감성주점, 일반음식점 등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299개 업소 가운데 14개 업소가 전자출입명부 설치, 마스크 착용, 테이블 간격 유지 등을 위반해 적발됐다고 밝혔다. 172개 업소는 준수한 것으로 조사됐고 113개 업소는 문을 닫았다.

박윤경 송경화 기자 yg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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