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상자를 옮기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로젠택배 소속 택배노동자 서아무개(44)씨가 지난 22일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과로사대책위)는 “명백한 과로로 인한 뇌출혈”이라고 주장했다.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28일 보도자료를 내어 “또다시 택배노동자의 과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를 배송하는 로젠택배 노동자 서씨가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과로사대책위의 설명을 종합하면, 로젠택배에서 일한 지 2년 차인 서씨는 매일 아침 7시부터 2∼3시간 택배분류작업을 한 뒤 물품을 배송했다. 배송을 마치면 택배 물품집하를 하고 다시 터미널로 돌아와 저녁 7시까지 물품을 택배 차량에 싣는 상차 작업을 했다. 과로사대책위는 “주 6일 하루에 약 12시간씩 일해 모두 주 7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지난 22일 몸이 좋지 않은 것을 느끼고 조퇴를 해 오후 3시께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진료를 요청했으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받아야 해 병원 인근에서 대기하던 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쓰러진 서씨는 이날 밤 11시가 돼서야 경찰에게 발견돼 병원에 실려 갔다.
서씨는 바로 뇌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말을 잘할 수 없고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잘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과로사 대책위는 전했다. 과로사 대책위는 “명백한 과로로 인한 뇌출혈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젠택배 쪽은 “서씨가 매일 120개 정도의 물량을 소화했고 이는 많은 물량 수준이 아니며, 하루에 9시간 정도 노동했다”며 “과로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과로사대책위는 “로젠택배는 과로로 인한 사고라는 것을 인정하고 지금 즉시 서씨와 그의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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